[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2024시즌 K리그1 다이렉트 강등팀은 인천 유나이티드다. 인천은 37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전 패배를 통해 2부 리그 추락이 결정됐다.

올해 인천의 강등을 야기한 요소는 다양했다. 시즌을 보내는 과정에서 나온 여러 선택이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불안감은 지난 5월11일 ‘물병 투척 사건’부터 감지됐다. FC서울과의 경기에서 골키퍼 백종범이 서포터석을 향해 포효하자 일부 관중이 물병을 투척했다. 인천은 경기장 안전 및 질서 유지 책임에 따라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홈 5경기 응원석 폐쇄, 제재금 2000만원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귀신 같이 경기력이 하락해 인천은 10경기에서 1승5무4패에 그쳤고, 7월5일 조성환 전 감독이 짐을 쌌다. 팀을 응원하는 팬이 마이너스 요소가 된 형국이었다.

조 감독 이탈 후 대처도 미숙했다. 비슷한 상황의 대구FC, 대전하나시티즌이 2주 내로 새 사령탑을 선임한 것과 달리 인천은 거의 한 달을 허비했다. 최영근 감독이 부임한 것은 8월1일이었다.

설상가상 프로 사령탑 경험이 없는 최 감독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최 감독은 자신의 철학에 따라 시즌 도중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했으나, 이는 독이 됐다. 갈피를 잡지 못한 인천은 이도 저도 아닌 축구를 하게 됐다.

시즌 막바지 가장 중요한 시점에 나온 결정도 아쉬웠다. 2점 차 상황에서 맞이한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은 곧바로 역전할 기회였으나, 최 감독은 조심스러운 운영을 택했다. 가장 소중한 기회였지만 무승부에 만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대전전 경기 운영도 다르지 않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것은 맞지만 초반부터 무리하게 라인을 올려 공격하다 2실점하며 무너졌다. 결과적인 얘기지만 전반전은 일단 안정적으로 가다 후반전에 승부수를 던지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올해의 인천은 이적시장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 겨울에도, 여름에도 눈에 띄는 공격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무고사가 15골이나 책임졌는데 팀 득점은 35골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37경기에서 8승에 머문 이유다.

인천은 강등 위기를 자주 겪었지만, 그럴 때마다 적절한 대처를 통해 생존했다. ‘생존 DNA’는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올해엔 달랐다.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시즌을 보내는 바람에 첫 강등이라는 비운을 맞이하게 됐다. 인천의 추락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