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기대했던 모습에 미치지 못한다. 페퍼저축은행이 시즌 초반 연패의 늪에 빠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021~2022시즌 V리그 여자부에 입성한 뒤 ‘승점 자판기’라는 오명을 썼다. 첫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창단 후 V리그에서 얻은 승수가 단 13승에 불과할 정도로 최약체 수식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시즌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장소연 감독 선임 후 팀 분위기가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 선수 자비치, 아시아쿼터 장위를 영입해 전력 업그레이드까지 한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V리그 개막 전 열린 컵 대회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선보였다. V리그에서 맞는 네 번째 시즌은 전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개막전 분위기도 좋았다. 한국도로공사는 세트스코어 3-0 격파하며 승리로 장식했다. 이전과는 다른 페퍼저축은행의 ‘매운맛’이 다크호스가 될 것 같았다.

개막전이 전부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후 6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두 번째 경기였던 정관장전에서 2-3으로 패해 승점 1점을 확보한 후 5경기에서는 승점을 아예 얻지 못했다. 승리도 없고, 5세트에도 도달한 경기도 만들지 못했다. 13일 홈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도 0-3 완패했다. 1~3세트를 치르는 동안 20점 고지에 가지 못할 정도의 졸전이었다.

자비치를 보내고 데려온 새 외인 테일러는 여전히 물음표다. 30%의 공격성공률로 10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범실은 5회로 팀에서 가장 많았다. 박정아(13득점)보다 득점이 적을 정도로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했다.

장 감독은 테일러 합류 후 미들블로커 장위가 살아날 것이라 기대했지만, 공교롭게도 장위는 테일러가 들어온 뒤 두 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고 있다. 장위는 초반 5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분위기 반전이 시급해 보인다.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진 만큼 초보 사령탑 장 감독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다고 볼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17일 IBK기업은행과 맞대결한다. 여기서도 승리하지 못하면 7연패에 빠진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