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골프 황제’로 불린 타이거 우즈(49)도 반했다. 1990년대 혜성처럼 등장한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2승, 메이저 대회 15승을 기록한 최고 스타다. 골프 대중화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이 아니다. 우즈는 내년 미국에서 출범하는 스크린골프 리그 TGL(Tech-infused Team Golf League)에 참가할 예정이다. TGL은 우즈뿐만 아니라 로리 맥길로이, 김주형 등 PGA 투어 ‘톱25’에 속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합류해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 일회성 이벤트 대회가 아닌 ‘오프 코스’ 골프라는 새로운 장을 연 것.

‘오프 코스’는 골프 코스 외의 기술이나 제품 등을 포함한 활동 및 장비를 의미한다. KOTRA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현지 조사 결과 ‘온 코스’만을 즐기는 인구는 1260만명, ‘오프 코스’만을 즐기는 인구는 1240만명으로 두 그룹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실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오프 코스’ 골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실제로 국세청 자료에 의하면 2020년 5365개였던 실내 스크린 골프장은 올해 7월 기준 8762곳으로 늘어났다.

이는 젊은 세대가 비용 부담이 덜한 실내 연습장을 선호하면서 새롭게 형성된 소비층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TGL과 같은 대규모 이벤트의 등장으로 오프 코스 골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셈.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오프 코스의 개념이 생소해 골프존과 같은 스크린골프만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오프 코스 골프는 스크린 골프, 실내 연습장과 같은 골프 시설뿐만 아니라 론치 모니터와 같은 기술 솔루션까지 포함한다.

론치 모니터는 골프에서 클럽과 공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분석해주는 장비로, 공이 클럽에 맞는 순간과 이후의 궤적, 속도, 회전, 발사 각도, 방향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측정한다. 주로 골프 연습장과 프로 선수들의 훈련에서 활용되며, 측정된 데이터를 통해 이용자는 자신의 스윙을 개선하고 장비를 최적화할 수 있다.

북미 3대 론치 모니터 브랜드로 꼽히는 ‘유니코(UNEEKOR)’. 국내 기업 크리에이츠에서 제작한 제품이다. 론치 모니터를 자체 설계·제작·판매하며 미국 시장에 먼저 인정받았다. 유니코의 대표 제품인 ‘아이 엑소2(EYE XO2)’와 포터블 론치 모니터 ‘아이 미니(EYE MINI)’는 카메론 챔프, 김효주, 박민지, 황유민 등 많은 투어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유니코는 골프공의 오목한 부분인 ‘딤플(Dimple)’의 움직임을 인식해 스핀을 측정하는 ‘딤플 옵틱스(Dimple Optix)’와 클럽 궤적을 측정하는 클럽 옵틱스 기능 등 기술 특허를 보유하며 골프 테크놀로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체형 론치 모니터 ‘아이 엑스티(EYE XT)’를 출시해 설치 과정과 비용 부담을 줄이고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미국에서는 마당이나 창고와 같은 개인 실내 공간에서 휴대용 론치 모니터로 골프를 즐기거나 아예 바에서 오락용으로 즐기는 탑 골프 등이 이미 자리 잡았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아직 오프 코스 골프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향후 더욱 큰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크리에이츠 관계자는 “꾸준히 성장하는 골프 시장에서도 특히 오프 코스 시장은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서며 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골퍼들이 더욱 더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테크 시장으로 폭 넓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