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인·아시아쿼터로 1~3선발 완성
4·5선발, 토종 듀오의 몫이 중요
국내 선발이 버텨야 시즌이 산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변화의 시간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내년시즌 롯데 마운드 윤곽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 메이저리그(ML)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선발 듀오, 그리고 시속 155㎞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는 일본인 아시아쿼터까지 더했다. 1~3선발은 채웠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토종 선발이 받쳐줄 수 있느냐다. 답의 중심에는 나균안(27)과 박세웅(30)의 활약 여부가 있다.
롯데는 올겨울 선발진 재편에 나섰다. 기존 외인 두 명 모두와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 대신 새 외국인 투수 엘빈 로드리게스와 제레미 비슬리를 영입했다. 두 선수 모두 빅리그 경험이 풍부하고, 구위에 대한 평가도 훌륭하다.
박준혁 단장은 “두 선수 모두 구위가 뛰어나고, 선발로 꾸준히 던져온 이력도 있다. 내년 원투펀치를 책임질 자원”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여기에 일본인 아시아쿼터 교야마 마사야까지 더했다. 교야마는 빠른 공을 앞세운 강속구 유형이다. 박 단장은 “선발 투수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카드”라고 평가했다. 이들이 계획대로 던져준다면, 롯데 선발진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시즌은 선발 3명으로 치를 수 없다. 결국 4, 5선발의 안정감이 성적을 좌우한다. 롯데에서 그 역할을 맡아야 할 선수들이 바로 나균안과 박세웅이다.
나균안은 올시즌 3승7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선발 한 축을 맡아줘야 할 투수가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박세웅은 11승13패 평균자책점 4.93을 남겼다. 숫자만 보면 준수해 보인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짙다. 11승 가운데 8승이 전반기에 거둔 성적이다. 후반기에는 단 3승에 그쳤다. 시즌 후반부에 팀 마운드를 지켜주지 못한 박세웅이다.

외국인 선발만으로는 긴 시즌을 버틸 수 없다. 국내 선발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 올시즌 LG가 좋은 예다. 외국인 듀오 뒤에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 등 국내 선발들이 줄줄이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그 힘으로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다.
나균안과 박세웅 역시 내년 힘을 보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겨울, 구슬땀을 흘리며 새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과연 나균안과 박세웅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롯데의 2026시즌 운명은 이들에게 달렸다.
더구나 롯데는 2017년 이후 8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김태형 감독 계약의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더는 미룰 수 없는 가을야구다. 내년에는 꼭 성적을 내야 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