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하 ‘연프’)이란 인위적인 카테고리에 묶여있지만, 사랑은 기본적으로 진심과 진심의 충돌이다. 아무리 낯선 카메라 앞에서 새로운 이성을 만나는 모습이 생경하다 해도, 5박 6일 동안 함께 있다 보면 억누를 수 없는 감정에 지배당하게 된다. 게다가 결혼을 목적으로 한 자리, 어머니와 함께라면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SBS가 더 이상 변형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됐던 ‘연프’ 판을 또 한 번 비틀었다. ‘자식방생프로젝트 합숙 맞선’(이하 ‘합숙맞선’)이다. 어머니와 함께 5박 6일을 보내며 새로운 인연을 찾는다.
첫인상 테스트에 이어 자기소개, 각종 데이트 후 최종 선택이라는 공식을 따라가는데, 어머니가 끼다 보니 몇 수가 더 복잡해졌다. 특히 어머니의 선택까지 있어야 최종 커플이 되는 지점은 매우 흥미롭다. 색다른 도파민과 진정성이 솟구쳤다.

제작진은 ‘연프’의 대가다. 넷플릭스 ‘솔로지옥’으로 이미 내공을 쌓은 김나현·김민형 PD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선장은 ‘그것이 알고 싶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등으로 잘 알려진 배정훈 CP다. 배 CP는 스포츠서울과 만나 “담당 PD의 고민이 깊게 담긴 다큐멘터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실제로 김나현 PD는 1988년생으로 결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누구보다 결혼에 대해 다양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연애 예능에 어떻게 하면 진정성을 높일까를 고민하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합숙 시스템을 찾았다.
김나현 PD는 “변화가 필요하긴 한데, ‘연프’가 이미 과포화 상태라 고민이 많았다. 결혼 얘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부모님이다. 손잡고 나오는 연애 프로그램을 해보면 어떨까 해서 시작했다”며 “시즌2에서는 나도 플레이어로 뛰고 싶다”고 웃었다.

요즘 ‘연프’는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게 트렌드다. 남자는 물론 여자들도 마음에 들면 곧장 달려가서 마음을 전한다. 반면 ‘합숙맞선’은 느림의 미학이다. 상대도 어머니가 있다 보니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그 진중한 면이 오히려 존중을 낳는다.
“하나같이 진심이었어요. ‘솔로지옥’에서 함께 했던 문세훈은 언제나 비장하고요. 서한결은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참여했어요. 장민철이나 김현준, 이승학도 정말 진심으로 다가갔고요. 여자들은 말할 것도 없죠. 다만 오히려 상대 어머니도 있다 보니 성숙하게 하려던 것이 ‘간을 본다’고 느낀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옆에서 보면 정말 고맙게 진심이었어요.” (김나현 PD)
‘연프’의 타깃은 2040이다. 여러 출연자의 사랑의 태도를 보며 대리 만족한다. 대부분 연애가 목적이다. 하지만 ‘합숙맞선’은 스펙트럼이 넓다. 어머니와 함께 볼 수 있다. 오히려 더 많은 소통을 남긴다.
“‘미스트롯’의 시청자를 가져온다는 또 다른 목표가 있었죠.(웃음) 호흡도 늘어지지 않게 최대한 빠르게 편집했어요. 어머니와 함께 볼 수 있는 ‘연프’가 생겨서 좋다는 반응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김민형 PD)

중간에 풍파를 맞았다. 예상 못한 출연자 논란이다. 인터뷰 도중 논란의 출연자 이야기로 방향이 흐르자 제작진의 텐션이 ‘툭’ 하고 가라앉았다. 제작진 입장에선 중간에 논란이 터진 터라 이야기를 뒤집는 게 더 힘들었다. 서사적으로도 붕 뜬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그를 모두 지웠다.
그럼에도 평가가 좋다. 인물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이 뭉클함도 주고, 요즘 시대의 결혼이 주는 현실적인 문제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휘발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사라지는 다른 ‘연프’와 다르다.
“최대한 다른 방해 요소 없이 집중하게 해주려 했어요. 제작진은 관찰자일 뿐이에요. 신경을 거의 안 쓰려고 해요. 그러니까 더 몰입하시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진정성을 얻은 것 같아요. 유독 좋았던 건 어머니들이 제작진을 진짜 자식처럼 아껴주셔서 분위기가 화목했어요. 어디서도 느끼지 못한 행복함이 있었어요.” (김민형 PD)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티빙 ‘환승연애’도 시즌2가 대박 났듯, ‘합숙맞선’도 그 계보를 이을 것만 같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합숙이 어떨 것이라는 게 분명히 그려지기도 했고, 진짜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연프’라는 게 알려졌다. 참여할 사람이 훨씬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자녀도 어머니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부모님도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결혼도 결혼이지만 가족간의 깊은 소통도 이뤄지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시즌2도 좋은 분들과 함께 잘 만들어가고 싶어요.” (김나현 PD) intellybeast@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