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리
중부선발 첼시 리(KEB하나은행)가 17일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신인 단체댄스공연에서 즐겁게 춤을 추고 있다. 제공 | WKBL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KEB하나은행의 혼혈선수 첼시 리(27·186㎝)가 생애 첫 국내무대 올스타전 나들이를 끝냈다. 팬투표를 통해 당당히 베스트5에도 선정된 리는 올스타전 뿐만 아니라 각종 이벤트에도 신인 자격으로 성실히 참가해 호평을 받았다.

혼혈선수 자격으로 KEB하나은행 유니폼을 입은 리는 데뷔 시즌부터 맹위를 떨치며 KEB하나은행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KEB하나은행은 2위로 올스타브레이크를 맞이했다. 할머니가 한국인으로 해외동포 선수 자격을 얻은 리는 국내 선수와 동일한 조건으로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뛰게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리의 혼혈선수 입증 서류를 놓고 말들이 많았고, 리를 경계한 타 팀들의 이의제기도 적지 않았다. 리의 관련 서류를 공개하고 나서야 의심의 눈초리가 조금씩 사라졌다. 리는 “내 외모는 외국 선수 같지만, 난 한국 사람”이라고 강조, 또 강조했다.

어렵게 할머니의 나라를 찾은 리는 이번 시즌 팀의 21경기에 모두 출전해 경기당 14.9점(5위), 10.9리바운드(1위)로 맹활약하고 있다. 팬들의 사랑까지 얻은 리는 처음 찾은 한국에서 올스타로도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17일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중부선발팀의 선발 센터로 출전했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7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 동료인 버니스 모스비가 리보다 많은 22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난사 수준이었다. 17개의 2점슛 중 9개를 넣었고, 6개의 3점슛 중 1개만 성공했다. 리는 11번의 슛 시도 중 8번을 성공했다. 특히 모스비의 경우 4쿼터 활약이 두드러졌다. 3쿼터 종료 후 기자단 MVP 투표가 진행된 것을 고려한다면, 중부선발의 승리로 끝났다면 리의 MVP 수상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경기 막판 84-89로 역전패하며 MVP는 남부선발 모니크 커리(22점·신한은행)에게 돌아갔다.

리는 올스타 베스트5였고, 팀에서도 전력의 중추다. 하지만 엄연히 WKBL에선 국내 신인 선수다. 각 팀 신인이 참가하는 올스타전 부대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리는 이번 시즌 선발된 신인 15명과 함께 단체로 댄스공연을 했다. 가장 앞줄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연신 몸을 흔들었다. 큰 체구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춤사위로 박수를 받았다. 연예인농구단과의 친선경기에 출전한 팀의 신기성, 정선민 코치를 위해 손수 그들의 캐리커쳐를 종이에 그려 들고 응원하기도 했다.

올스타전에서 리를 지켜본 타 구단 관계자는 “리가 혼혈선수지만 외국에서 지내다 왔고, 국내에서 신인이지만 유럽리그에서는 인정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의외로 본인이 신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열심히 하는 게 보인다. 타 팀 선수이고, 우리 팀을 힘들게 하는 선수지만 보기 좋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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