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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미드필더 손준호가 15일 서귀포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도영인기자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부상 악몽을 딛고 올시즌 복귀한 손준호(25·포항)가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손준호는 지난 18일 열린 강원과의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슛으로 올 시즌 첫 득점을 뽑아냈다. 그는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반박자 빠른 슛으로 골문 구석을 공략해 몸을 던진 강원 GK 이범영이 막아내지 못할 정도로 좋은 마무리를 보여줬다.

손준호에게는 511일만의 골 맛이다. 지난 2015년 10월 24일 제주와의 리그 홈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이후 1년 5개월여만이다. 그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4월 전북전에서 오른 무릎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결국 시즌 아웃되면서 장기간 그라운드를 떠나야만했다. 지난 시즌 팀의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었던 손준호가 부상을 당하면서 팀도 하락세를 걸었다. 포항은 지난해 하위리그로 떨어진데 이어 시즌 막판까지 강등권 언저리에 머물면서 위기를 맞았다.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통해 리그 9위로 잔류에 성공했지만 지난 시즌은 그 어떤 해보다 힘든 시간이었다.

치료와 재활에 몰입한 손준호도 팀의 추락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고 보탬이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복귀 이후에는 명가의 부활에 앞장서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다. 이제는 매시즌 주력자원들이 하나둘씩 이탈하는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로 인해 자신이 감당해야하는 짐도 많아졌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지난 1월 동계훈련부터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장기간 재활을 이어온만큼 이전의 몸 상태로 돌아가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손준호는 동계훈련기간 “부상 트라우마는 없지만 다치기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개선해야할 점들이 있다. 절뚝거렸던 습관이 아직 남아있고 쉰 기간이 길어서 반응이 예전보다는 느린 것 같다”고 밝혔다.

개막전부터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잡고 있는 손준호는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손준호에게 올시즌 첫 골은 팀과 개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라운드에서 자신감을 되찾게 해주는 것은 물론 몸 상태와 컨디션이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손준호는 올시즌 공격적인 면에서 욕심을 내고 있다. 올해 적어도 10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첫 골이 일찍 터진 만큼 보다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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