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배우 김우빈은 지난 2017년 비인두암 선고를 받았다. 짧으면 6개월이라는 의사 말에 하늘이 무너졌다. 땅을 쳐다보며 무작정 걸었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겨내지 못할 병은 없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10년 동안 쉼 없이 달렸다. 휴식기를 갖는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병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결국 완치에 이르렀다.
넷플릭스 ‘무도실무관’에서 이정도 역을 맡은 김우빈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항상 저는 미래에 집중하고 살았다. ‘10년 뒤 더 좋은 배우가 될 거다. 더 좋은 몸을 가질 거니까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지. 오늘 잠을 자지 말자’고 생각하고 살았다”며 “그런 과정이 저를 만들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하루하루가 너무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표준계약서 덕분에 요즘은 쉬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예전엔 밤새워서 4~5일씩 찍고 그랬거든요. 그때는 내가 3시간 잘 수 있으면 1시간 자고 2시간 운동하고 나갔어요. 혹사했죠. 시간이 지나니까 저한테 미안해지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삶의 방향이 바뀌었어요.”
하루가 가지는 의미를 곱씹었다. 김우빈은 “그 실천 중 하나가 대화하는 사람 얼굴을 더 자주 쳐다보는 것”이라며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뭘 입고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날 때가 많았다. 상대에게 오롯이 집중하다 보면 하루를 더 잘 산 거 같고 행복해지는 거 같다”고 말했다.
‘좋은 어른’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좋은 분들이 주변에 계셔서 영향을 받았다. 그분들을 따라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엽을 들었다. 유튜브 ‘짠한형’에 출연한 김우빈은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좋은 어른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자꾸 보고 싶은 사람,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동엽이 형이랑 20대에 시트콤(‘뱀파이어 아이돌’)을 하면서 만났어요. 그동안 무척 많이 만나고 싶었는데, 안부만 전했죠. TV만 틀면 나오니까 안 나올 때도 얼마나 바빴겠어요. 가족들과 만나는 시간 뺏고 싶진 않았어요. 그런 형을 만나러 가니까 너무 좋았죠.”
‘외계인+1,2’(2022, 2024) ‘택배기사’(2023) ‘무도실무관’(2024)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며 한층 더 건강한 연기를 보인다. 김우빈은 “‘무도실무관’에 나온 제 모습을 보면서 반가워해 주는 모습이 있어서 제가 더 감사하다”며 “액션신 찍을 때도 인대가 늘어나는 정도는 다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액션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웃어 보였다.
연인 신민아에 대한 고마움도 표시했다. 김우빈은 “무도실무관이란 직업을 알게 돼서 좋았고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해줬다. 너무 재밌게 보고 좋아해 줬다”며 “너무 좋은 분이라 제가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라며 멋쩍은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