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김용의 \'동점 만들었어\'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LG 김용의가 5회초 1사 1,3루 우전 1타점 안타를 친 후 주먹을 쥐고 환호하고 있다. 2017. 5. 16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1, 2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의 정면 충돌. 그러나 선택은 사뭇 달랐다.

KIA는 지난 주 kt와 SK에 연거푸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올시즌 LG와 NC에 각각 한 차례씩 루징 시리즈를 허용한 적은 있지만 연속으로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김기태 감독은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톱타자로 내세웠고 김주찬을 3번 타순에 포진시켰다. 성적이 좋지 않다고 최근 타순에 자주 변화를 줬던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렀다는 판단을 했고 원래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줄 때까지 기다리기로 마음 먹었다. 버나디나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35, 김주찬은 타율 0.171의 빈타에 허덕였다. 5월들어서는 버나디나가 타율 0.176, 김주찬이 타율 0.135로 더 처참했다.

김 감독은 “버나디나와 김주찬은 개막전때 타순으로 돌려놨다고 보면 된다. 타순을 자주 바꾸는 것보다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때까지 가능한 지켜봐 주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좋지 않을 때지만 밀어붙여보고 그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면 된다. 하위타순으로 내려보낸다고 해서 잘 칠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 않나. 아픈 선수가 생긴다면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가능한 이 타순으로 밀어붙여보겠다”고 설명했다. 선수에 대한 믿음 없이는 내릴 수 없는 결단이다.

LG 역시 주말 한화와의 3연전에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연패를 끊고 KIA와 만나기는 했지만 7연승 뒤 2연패를 당했기 때문에 팀 분위기를 재정비할 필요를 느낀 양상문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최근 톱타자로 활용하던 베테랑 박용택을 다시 3번타순으로 돌리고 김용의를 리드오프로 내세웠다.

양 감독은 “박용택이 1번타자로 나갔을 때 타격이 좋았고 팀 성적도 좋았다. 기동력은 떨어지지만 하위타순에서 돌아오는 찬스를 잘 해결해줬다. 그러나 박용택이 톱타자로 나가면 3번타자 감이 없다. 계속 3번타순을 비울 수가 없어서 정성훈이 선발출장하는 날에는 경우에 따라 변화를 줄 생각이다. 아무래도 중심타선은 상대가 볼 때 무서워야 한다”고 밝혔다.

효과는 KIA가 먼저 봤다. 1회말 버나디나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김선빈의 우익선상 2루타 때 선취득점을 올렸다. 버나디나는 2회말 2사 1루서도 좌중간안타를 터뜨렸고 5회에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톱타자의 몫을 다했다. 김주찬은 1회 볼넷을 얻은 뒤 3회와 5회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나 김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지 못했지만 좌우로 잘맞은 파울타구를 날려보내며 타격감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LG 김용의와 박용택도 ‘양파고’의 계산대로 움직였다. 김용의는 2회초 1사 1루서 좌전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하더니 5회 1사 1, 3루서 우전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2회 2사 1, 2루서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던 박용택은 5회 2사 1, 3루 찬스는 놓치지 않고 우익수 앞으로 역전 적시타를 날려보냈다.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상황에 맞는 최고의 용병술로 엮어간 명승부는 오월의 빛고을을 후끈 달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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