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선제골-추가골 합작한 이승우와 백승호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조별 경기에서 한국의 백승호(오른쪽)가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넣은 뒤 이승우와 골뒤풀이를 하고 있다. 전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FC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19)와 백승호(20)가 ‘2017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16강 조기 진출에 공헌하면서 둘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번 대회 개인상 수상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

둘은 이번 대회 1~2차전에서 나란히 연속골을 넣으며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의 조별리그 통과에 크게 기여했다. 이승우는 20일 기니전에서 선제 결승포와 추가골 어시스트로 3-0 완승 일등공신이 됐고 23일 아르헨티나전에선 리오넬 메시를 연상하게 만드는 40여m 드리블과 감각적인 슛으로 찬사를 받았다. 백승호는 기니전에서 아름다운 로빙슛으로 쐐기골을 터트렸다. 아르헨티나전에선 페널티킥을 꽂아넣어 결승골 주인공이 됐다. 신연호(1983년)와 신영록(2005·2007년) 김민우(2009년)이 기록한 U-20 월드컵 한국인 최다골에도 다가섰다. 공격포인트가 전부는 아니다. 클라우디오 우베다 아르헨티나 감독은 “한국의 10번(이승우)과 14번(백승호)이 기술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펼쳤다. 팀이 잘 정돈된 와중에 그 둘이 폭발적인 역할을 해냈다”고 극찬했다. 이승우는 수비에도 많은 힘을 쏟았고 백승호는 미드필더들과의 연계플레이를 통해 상대를 항상 긴장하게 만들었다.

한국은 이제 16강까지 최소 두 경기를 더 치른다. 각 조 3위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가 아니라 1~2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16강에서도 해 볼만한 상대를 만나 8강 가는 것도 가능하다. 바르셀로나의 두 선수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개인상에도 다가갈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득점 1·2·3위(득점이 같으면 어시스트 순으로)에게 각각 골든부트와 실버부트, 브론즈부트를 수여한다. 또 기자단 투표 등을 거쳐 MVP 투표 1·2·3위에게 골든볼과 실버볼, 브론즈볼을 준다. 개인상은 유망주의 산실인 U-20 월드컵에서 자신의 이름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베네수엘라의 세르히오 코르도바(3골)에 이어 득점 랭킹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이승우는 도움도 있어 지금과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면 개인상에 더 가깝다.

한국 선수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개인상을 탄 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홍명보(브론즈볼)와 2010년 독일 U-20 여자월드컵 지소연(실버볼·실버부트), 2010년 트리니다드 토바고 U-17 여자월드컵 여민지(골든볼·골든부트) 등 3명이다. 특히 남자 선수론 홍명보 한 명밖에 없어 이승우와 백승호의 질주가 더 의미가 깊다. 아시아에선 2003년 U-20 월드컵에서 홈그라운드 UAE의 이스마일 마타르가 골든볼을 탄 적이 있다.

물론 이승우와 백승호의 수상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팀 성적이다. 개인이 훌륭해도 팀의 순위가 낮게 되면 경기 수가 적어 득점상은 물론이고, MVP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둘이 자신보다 팀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헌신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신태용호’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홈 이점도 수상 확률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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