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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새로운 ‘날개옷’을 입고 잉글랜드와 3차전에 나선다. ‘바르셀로나 듀오’ 백승호와 이승우에게 휴식을 주기로 마음먹은 가운데 어떤 선수들로 선발라인업을 구성할지 관심을 모은다. 멀티플레이어들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효적절한 대비책을 꺼내놨던 신태용 감독이었던 만큼 그의 용병술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국은 2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리그 3차전 잉글랜드와 경기를 치른다. 기니와 1차전 승리에 이어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도 물리친 한국은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잉글랜드를 상대로 치르는 3차전은 조별리그 순위를 1위로 마칠 것인지 2위로 마칠 것인지가 결정된다. 한국이 지지 않으면 1위를 차지한다.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16강전을 위한 체력안배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출전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릴 여유를 얻었다. 1위와 2위 중 어느 쪽이 더 한국에게 유리한지 따져볼 수 있게 된 것도 호재다.
신태용 감독은 1, 2차전을 거치며 긴 시간을 소화한 백승호와 이승우에게 쉴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교체로 투입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발 명단에서는 제외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치른 2경기에서 한국이 5득점하는 동안 두 명의 선수가 각각 2골씩, 총 4골을 책임졌다. 기니와 1차전 임민혁(서울)의 골을 이승우가 도왔기 때문에 한국의 5득점에 ‘바르셀로나 듀오’가 전부 관여했다. U-20 대표팀의 양 날개 백승호와 이승우 없이 공격진을 어떻게 구성해 골을 만들어낼 것이냐에 눈길이 쏠린다.
신 감독이 본격적으로 본선준비에 돌입한 올해 U-20 대표팀이 치른 아디다스컵 4개국 축구대회와 네 차례 평가전을 되돌아보면 잉글랜드전 공격진 구성을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다. 4-3-3 포메이션이 기본인 U-20 대표팀에서 공격진영의 ‘3’에 나설 수 있는 선수로는 강지훈(용인대), 하승운(연세대), 이진현(성균관대)이 있다. 측면과 중앙을 겸할 수 있는 강지훈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이승우와 번갈아 경기에 나서곤 했다. 최전방과 오른쪽 측면을 맡을 수 있는 하승운은 원톱 조영욱(고려대)의 역할과 백승호의 역할을 해왔다. 왼발잡이 이진현의 경우 주 포지션은 중앙의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임민혁이나 이상헌(울산) 등 공격적 성향의 미드필더들이 투입되면 오른쪽 윙어로 자리를 옮겨 뛰었다.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원톱 조영욱은 경고를 한 장 안고 있어 3차전 출전이 조심스럽다. 176분을 뛴 이진현도 로테이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포지션은 유동적이지만 강지훈과 하승운의 출전은 기정 사실화됐다. 강지훈의 돌파는 도전적이고 자신있다. 측면에서 공을 잡으면 상대 수비를 뒤로 물러나게 만드는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벨기에 축구스타 에당 아자르의 플레이를 닮아 동료들 사이에서 ‘강자르’로 통한다. 개인기술이 좋은 하승운은 상대의 공간을 노리고 침투하거나 공을 연계하는데 능력이 있다. 프랑스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을 연상시켜 영등포공고시절 ‘하리즈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지훈은 지난해 11월 치른 수원 컨티넨탈컵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골을 기록했다. 자신의 돌파능력을 발휘해 왼편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월드컵 개막 직전 치른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상대를 넉다운시켰다. 우루과이전 당시 강지훈의 ‘원더골’을 도운 주인공이 하승운이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잡아내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그는 정확한 왼발 크로스로 강지훈의 골을 도왔다. 잉글랜드는 강지훈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상대해본 적 없는 하승운은 분석하기 어려웠던 만큼 잉글랜드를 더욱 긴장시킬 카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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