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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서울 감독.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구리=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은 위기”라고 말한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25일 경기도 구리시의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주장인 곽태휘와 부주장인 박주영을 참석시켰다. 황 감독이 선참급 선수들을 한꺼번에 대동한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곽태휘와 박주영은 주장과 부주장으로서 팀 전체의 분위기 안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할 팀의 중심이자 각각 공수의 핵심요원들이다. 선수단과 서울 팬들에게 보내는 강한 의지가 담긴 메시지로 풀이된다.

황선홍 감독은 “축구는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다. 하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경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 기회와 위기가 있는데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은 위기다. 이 상황을 합심해서 극복해야 한다. 주장과 부주장이 중심이 돼 선수단을 하나로 뭉쳐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최근 K리그 클래식 3경기에서 1무2패로 주춤했다. 리그 순위는 상위스플릿 진출을 위한 최소 조건인 6위에 못미치는 7위다. 지난 17일 열린 FA컵 16강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했다. 지난 3일 전남전 승리 이후 5월 내내 무승이 이어지는 동안 실점이 10개나 됐다. 황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유를 한 가지로 꼽기는 어렵다. 상대를 제압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경기장 안에서 우리 실수로 인해 스스로 위축되고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더 차분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실점이 많은 수비에 대해 불안하다는 평가와 함께 비판도 이어졌다. 곽태휘는 “실수가 잦았고 전술 수행이 잘 안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자신감도 떨어져 허무하게 실점하기도 했다. 의욕을 갖고 준비한 것이 경기장에서 발휘되지 않으면서 침체로 이어졌다”면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조직적으로 서로를 도와줘야 한다. 대화하면서 우리 팀의 플레이를 맞추고 경기장에서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공격수들의 책임도 거론했다. 서울은 꾸준히 득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득실의 수지가 맞지 않아 이기지 못한 경기가 늘어났다. 그는 “공격진이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고 득점으로 팀에 도움이 돼야 수비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실점이 수비진만의 책임은 아니다. 공격진도 앞에서 수비를 도와야 팀 전체의 밸런스를 찾을 수 있다”면서 “선수들의 의지는 충분히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반전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마치 사죄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 이어진 기자회견을 통해 의지를 다진 서울 입장에서는 오는 27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리그 13라운드 울산과 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황 감독은 “이런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시즌의 성패와 연결된다. 울산전 이후 대표팀 소집과 A매치로 인한 3주의 휴식기가 있는 만큼 울산전을 잘 치러 팀을 재정비할 기회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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