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스위스 남동부 산간 마을을 ‘규모 3’ 지진에 맞먹는 강도의 산사태가 덮쳐 최대 14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위스 그라우뷘덴주 경찰은 24일 오전(현지시간) “발 본다스카 지역에서 23일 일어난 산사태 이후 8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발 본다스카는 이탈리아 북부와 국경을 맞댄 산악 지대다. 실종자는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국적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하이킹 또는 등반에 나섰다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또 다른 5∼6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해 이번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가 최대 14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3일 오전 약 400㎡에 달하는 토사와 바위, 진흙이 이 일대를 덮쳐 가옥과 축사 수 십 채가 파손됐다.

이 같은 산사태의 강도는 사람들이 진동을 느끼고, 물건이 흔들리는 ‘규모 3’의 지진에 해당하는 것으로, 최근 몇 십 년 동안 이 지역에서 일어난 산사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여겨진다. 산사태 발생 초기에 산사태 위험 경보가 울린 덕분에 밀라노에서 북쪽으로 130㎞ 떨어진 본도 마을의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하고, 이 지역에서 하이킹을 하던 사람 30여 명은 헬리콥터 등으로 구출돼 화를 면했다.

경찰은 산사태 직후에는 인명 피해가 없다고 밝혔으나, 이후 가족들의 신고로 산사태 당시 본다스카 계곡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의 존재를 인지했다. 이런 가운데, 오스트리아 외교부는 오스트리아 부부가 발 본다스카 실종자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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