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대폭 조정도 변비 탈출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7 KBO 리그 포스트 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2차전에서 NC 다이노스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롯데는 1승 1패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고 역전 시리즈에 대한 희망을 안은 채 창원으로 향하게 됐다.

 경기 최종 스코어만 보면 팽팽한 투수전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기록도 그랬다.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5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NC 선발 장현식은 그보다 긴 7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았다.

 장현식은 7이닝이나 소화했고, 삼진도 4개 잡았으며 롯데 타자들에게 내준 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장현식은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볼넷이 문제였다. 장현식은 볼넷만 5개를 내줬다. 구위는 위력적이었지만 제구력 자체에는 문제가 많았다.

 장현식 자신도 답답해할 정도로 제구가 잡히지 않은 모습이었으나 롯데 타선은 그런 장현식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안타 3개, 볼넷 5개, 실책 1개로 9명이 누상에 나갔으나 정작 얻은 점수는 1점뿐이었다.

 이 역시 적시타가 아니라 2회 말 무사 만루에서 문규현의 병살타로 겨우 1점을 획득했다.

 경기를 지켜본 롯데 팬들에게는 고구마 10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안긴 경기였다.

 롯데는 레일리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교체된 상황에서도 박진형(1이닝 무실점)-조정훈(1⅔이닝 무실점)-손승락(1이닝 무실점)의 필승 조가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이기고도 후련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롯데는 이날 2차전에서 타순을 대폭 조정했다. 1차전에서 패한 결정적인 이유가 타선의 연결이 좋지 않아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1차전에서 NC(10안타)에 버금가는 9안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득점권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10개의 잔루를 만들어냈다.

 5번 타자로 출전해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친 강민호는 이 한 경기로 단숨에 ‘역적’으로 전락했다.

 롯데는 이날 2차전에서 강민호를 7번으로 내리고 대신 1차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친 앤드 번즈를 5번에 배치했다.

 1차전 3번 타자였던 최준석은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교타자인 김문호를 2번에 배치한 것도 타격감이 좋은 3번 손아섭, 4번 이대호 앞에 득점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타선은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장현식의 제구 난조에 편승해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맞이하고도 번번이 날려버렸다.

 3번 손아섭 앞에 주자가 한 명도 출루하지 못한 것 역시 1차전과 똑같았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단 하나의 적시타도 쳐내지 못했다. 그로 인해 필승조 3인방을 2경기에서 모두 투입해야 했다.

 롯데가 이 정도의 답답한 공격력으로 1승 1패를 거둔 것 자체도 요행이었다. 3차전에서도 이런 운을 기대할 수 있을까.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