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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스타들에게도 힘든 날이었다.

‘반짝반짝 빛났던 별’ 샤이니의 멤버 종현의 소식에 배우 하정우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하정우는 20일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그리고 27일 ‘1987’ 등 두 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틈만나면 영화 예매율과 관련 기사 그리고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꼼꼼히 살펴본 가운데, 지난 18일 갑작스러운 소식은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하정우에게 조심스럽게 종현에 대해 물었다. 하정우는 “친분은 없지만,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회사 동료와 같다.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고, 언급할 수 조차 없을 일이었다”며 잠시 침묵했다.

지금은 ‘톱스타’, ‘톱배우’, ‘믿고보는 배우’ 등 그의 이름 앞에는 화려한 수식어가 많다. 하지만, 하정우 역시 오랜 무명시간을 지낸 뒤에야 지금의 영광을 찾은 스타중 한 명이다. 아버지 김용건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연기에 매달렸다. 또한 ‘배우 하정우’라는 이름의 품격을 스스로 만들기위해 노력했다.

연예인의 힘겨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그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고민의 시간이 많았고, 외로움도 함께했다. 하정우는 이러한 시간들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하정우는 “무조건 걷는다. 그러는 사이 무엇인가 씻김이 되더라. 단순한 디톡스가 아니다. 걸으면서 맑아지는 순간들이 생기는데, 그 순간에 조금 더 좋은 생각들이 생긴다. 무엇인가를 결정하기도 좋다. 그냥 마냥 걷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주)지훈이와 함께 하와이에 다녀왔다. 둘이 10시간 씩 매일 걸었다. 아마도 250km정도 될 거다. 지훈이와도 걷기에 대한 많은 얘기를 했다”며 자신의 얘기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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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77프로젝트’의 한 장면.

하정우가 처음 걷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개봉한 영화 ‘577프로젝트’를 촬영하면서 부터라고 했다. 영화는 하정우의 백상예술대상 공약에서 시작된 577km 국토대장정 프로젝트로 리얼무비였다.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또 이 모든 것을 해낸다면 새로운 지점이 있을거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출발을 했다.

그는 “해남까지 걸었는데, 그곳에 도착하면 엄청난 감동이 있을것 같았다. 그런데 하나도 없더라”면서 “그런데 이후에 다녀오고 알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보니 내가 달라져있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는 틈속에서. 그리고 내 몸의 변화까지 뒤늦게 왔다. 그때부터 걷기의 위력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하정우의 걷기는 칸 영화제를 갔을 때도 계속됐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하염없이 걸으며 자신에 대해 한번 더 돌아봤다. 여유가 없을 때는 집 근처 한강고수부지를 나간다. 최근 하와이행은 영화 ‘PMC’를 막 끝냈을 때였고, 두 편의 영화개봉을 앞두고 마음의 디톡스가 필요해 시간을 쪼개 다녀왔다.

하정우는 또한 간혹 후배들이 인생상담을 할 때도 걷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그는 “(힘겨움은)사실 자신이 풀어내야 할 숙제들이다. 다만, 이것들을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해주곤 한다”며 “잘 풀어낼 수 있는 상태에 대해 얘기를 해준다. 많이 걸어라. 그리고 얘기를 많이 나누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라고 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해결방이다”고 말했다.

whice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