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박성배 코치 \'둘이서 한마음!\'[포토]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27일 열린 2017-18여자농구 우리은행과 KEB하나의 경기에서 박성배 코치, 전주원 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17.11.27.부천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청주=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 여자프로농구(WKBL) 최고의 빅매치가 열렸다. ‘미리보는 챔피언결정전’으로 주목받은 WKBL 2강인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국민은행의 맞대결에서 양팀 사령탑의 지략대결이 팽팽하게 펼쳐졌다. 40분 내내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긴장감 속에 경기가 이어졌고 상대 장점을 봉쇄하고 역이용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시즌 최고의 라이벌답게 양팀의 상대전적 역시 2승2패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우리은행은 7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7~2018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71-64(22-21 17-16 17-17 15-10)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16승(4패)째를 거둔 우리은행은 2위 국민은행(14승5패)와의 격차를 1.5경기 차로 벌렸다. 1, 2라운드에서 잇따라 국민은행에 패했던 우리은행은 전력 안정화를 이룬 3라운드부터 국민은행전 2연승을 달렸다. 우리은행 나탈리 어천와는 24점(8리바운드)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임영희(15점)과 김정은(14점)이 뒤를 받쳤다. 박혜진은 5점에 그쳤지만 10어시스트로 공격을 조율했다.

통합 5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에도 국민은행은 버거운 상대였다. 박지수와 다미리스 단타스(이상 193㎝)의 트윈타워를 막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WKBL 최고의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맞춤형 전술을 준비했다. 위 감독은 “국민은행은 골밑이 강하다. 박지수와 단타스에게 득점과 리바운드를 내주지 않아야 한다. 우선 수비에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외곽에서부터 탄탄한 수비망을 펼쳐 안으로 들어가는 패스 줄기를 막는데 집중했다. 일단 박지수와 단타스가 골밑에서 공을 잡을 경우 막기 어렵다고 보고 골밑으로 공이 투입되지 않도록 1차 차단하는 쪽으로 준비했다. 가드진을 압박하는 게 관건이었고 위 감독은 1쿼터 국민은행의 단신 가드 심성영(165㎝)을 막기 위해 닮은꼴 가드 이선영(167㎝)을 깜짝투입하기도 했다.

위 감독의 공격 해법은 상대 장점을 무력화시키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최대한 국민은행의 트윈타워를 외곽으로 끌어내는데 주력했다. 어천와는 단타스를 끌고 나와 하이포스트에서 중거리슛을 던졌고 김정은도 매치업 상대인 박지수를 외곽으로 끌고 나왔다. 어천와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슛을 던졌다. 김정은은 1쿼터 중반 외곽에서 박지수를 달고 돌파를 하다 멈춰선 뒤 점프슛을 성공시켰다. 이날 우리은행은 한쪽으로 수비를 몰아서 비는 쪽으로 공을 빼 슛을 던지는 것과 큰 상대 선수를 외곽으로 끌고 나와 공간을 만든 뒤 파고 드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패턴을 준비해 효과를 봤다.

국민은행 안덕수 감독 역시 우리은행의 대응에 철저히 대비하고 나왔다. 단타스가 빠졌을 경우 박지수에 도움수비가 들어올 것을 대비해 외곽으로 패스를 내주는 타이밍 연습을 충분히 한 것처럼 보였고 안 감독은 김보미, 심성영 등의 적극적인 3점포를 주문했다. 덕분에 외곽 슈터 강아정의 결장과 3쿼터 단타스의 갑작스런 부상 이탈에도 끝까지 우리은행을 괴롭혔다. 특히 박지수는 단단히 준비하고 들어온 우리은행이 제대로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박지수는 단타스의 갑작스런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고 16점 15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골밑을 잘 지켰다. 박지수는 공을 잡을 때마다 상대의 이중수비에 막혔지만 조그만 틈이라도 보이면 골밑 돌파를 통해 점수를 만들었다. 3점슛 라인 바로 앞에서 던진 슛도 들어갔다. 공격리바운드도 6개 잡아냈고, 이날 가장 좋은 슛감을 과시한 어천와의 슛도 블록해내는 등 공·수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갖은 악재 속에서도 국민은행은 박지수의 활약으로 우리은행을 거의 잡을뻔 했다. 국민은행이 아쉬운 패배 속에서도 찾은 희망이다. 다만 우리은행(10개)보다 많은 17개의 실책을 범한 점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