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올림픽기 앞세우고 입장하는 러시아 선수들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도핑 문제로 출전이 제한된 러시아 선수단이 올림픽기를 앞세우고 입장을 하고 있다. 평창 | 박진업기자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러시아 출신 선수가 또 도핑의혹에 휩싸였다. 메달까지 획득해 진위에 관심이 모인다.

평창 동계올림픽 믹스더블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OAR)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26)가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멜도니움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멜도니움은 혈류량을 증가시켜 운동 능력을 끌어 올리는 물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OAR 선수단은 약물 의혹의 중심에 선 크루셸니츠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스포츠 전문 라디오 방송 ‘스포르트-FM’은 전날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도핑에서 적발된 선수는 크루셸니츠키라고 전했다.

OAR 선수단 대변인인 콘스탄틴 비보르노프는 19일 로이터통신에 “크루셸니츠키가 B 샘플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나 강릉선수촌에서 퇴촌하고 AD 카드도 반납했”다고 밝혔다. 크루셸니츠키의 OAR 컬링 동료들은 “믿을 수 없다” “검사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을 것”이라며 큰 충격에 빠졌다.

OAR 여자컬링팀의 스킵(주장)인 빅토리아 모이시바는 “코치에게 이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크루셸니츠키와 아내인 아나스타샤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위로할 수 있는 말이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냥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뒀다”고 전했다. OAR 여자팀 코치인 세르게이 벨라노브는 “멜도니엄은 컬링에서 어떤 경기력 향상도 도울 수 없다. 이득도 없는데 바보가 아닌 크루셸니츠키가 2년 전 그렇게 큰일을 겪고 도핑을 했을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IOC는 19일 오후 공개되는 B 샘플 결과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오면 크루셸니츠키의 이름을 공개할 방침이다. 도핑 검사에서 똑같이 채취한 A 샘플과 B 샘플의 결과가 판이하게 나오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평창올림픽 약물 검사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의 도핑방지스포츠부(DFSU)가 주도한다. 서울에 있는 도핑 분석 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는 채취된 샘플 A를 분석하고 나중에 비교 분석 때 필요한 샘플 B를 냉동 보관한다. 독립적인 국제도핑검사 전문가 집단, WADA 독립 참관단, GAISF가 도핑 전 과정을 감독한다. 최종적으로 도핑 양성 판정이 나오면 IOC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판결을 넘기고, CAS는 선수 제재를 결정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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