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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스윕패는 허락하지 않았다. 한화 타자들이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듯 열심히 치고 달렸다.
한화는 17일 대전 두산전에서 11-6으로 승리했다. 홈런 한 방 없이 큰 점수 차로 이긴 경기였다. 두산 야수진의 실책과 투수들의 폭투도 한몫했지만 모처럼 타선 전체가 골고루 터진 경기였다. 송광민을 제외한 선발 전원이 안타를 때려냈고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1회부터 5회까지 5이닝 연속 점수를 냈다. 선발 키버스 샘슨이 5.2이닝 7피안타 4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다소 부진한 가운데서도 3타점을 쓸어담은 제라드 호잉을 앞세운 타선의 응집력으로 주간 5할 승률을 사수했다.
특히나 반가운 건 이용규와 하주석의 침묵이 깨졌다는 것이다. 두 선수는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 이용규는 이날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0.158에 그쳤고 하주석 또한 0.182로 깊은 부진에 빠졌다. 연이틀 두산에 패하는 과정에서도 두 선수의 방망이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용규는 7타수 1안타, 하주석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6일 경기가 끝나고 모두가 퇴근한 후 김회성, 김태연 등 다른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남아 특타 훈련에 임하는 두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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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타가 효과를 봤던 것일까. 이용규는 이날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내며 2득점 했고 하주석은 값진 적시타로 공격에 보탬이 됐다. 두 선수는 안타를 때려낸 것 뿐만 아니라 열심히 달리기도 했다. 5회말 1사 후 하주석이 3루, 이용규가 1루에 있던 상황에서 더블 스틸을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하주석은 득점을 내는 데 성공했다. 수비력은 보장된 선수들인 만큼 마지막까지 수비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물론 부활에 성공했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그간의 마음고생을 조금은 덜 수 있던 경기였다.
경기후 만난 하주석은 짧은 탄식을 먼저 내뱉었다. 하주석은 “시즌 초반 성적은 매년 좋았다. 그런데 올시즌은 너무 안 좋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라며 “그래도 (이)용규 형도 그렇고 오늘 둘 다 안타가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전날 특타는 이용규의 제안이었다. 하주석은 “(어제) 용규 형이 먼저 같이 치자고 해서 특타를 했는데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 형들이 이렇게 끌어주고 후배들이 따라가는 게 우리 팀의 좋은 부분인 것 같다. 고민이 많았던 부분들이 결과로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좋은 타구가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힘든 시즌 초반이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건 팬의 존재다. 하주석은 “그래도 팬이 힘이 많이 된다. 어제 밥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갔는데 나를 보지 못한 팬들이 한쪽에서 ‘하주석을 위하여’라고 외치더라. 꾸지람도 많이 듣고 있지만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팬 덕분에 힘이 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july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