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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롬왓 수국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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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백약이오름 정상부에서 여성 관광객이 소떼를 구경하고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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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 은총의 동산으로 이어지는 숲 터널길. 젊은 연인들이 사진찍기에 몰두하고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제주=글·사진 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 ‘제주’,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두 글자다. 첫사랑을 떠올리듯 마냥 설렌다. 제주는 여행이자 힐링, 로망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오랜 기다림과 설렘 속 별러 떠난 제주여행. 아뿔싸! 기상청이 비보를 전했다. 장마 소식이다. 내심 오보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이번엔 정확했다. 제주공항엔 작렬하는 태양 대신 세찬 빗줄기가 가로막고 섰다. 우려 속에서 시작된 이틀간의 제주 여정. 하지만 여름비가 펼쳐낸 제주의 풍경은 신비로웠다. 비에 젖은 대지는 더욱 선명하게 빛나고 푸른 녹지는 더욱 초록 초록 빛났다. 탐스러운 수국은 여름비를 맞으며 더욱 싱그러움을 뽐냈다. 여름비와 안개 속에서 마치 꿈을 꾼 듯 몽환적 풍경 속에서 보낸 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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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롬왓 수국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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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꽃들이 펼쳐진 동화 속 풍경 ‘보롬왓’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 제주는 온통 알록달록 꽃세상이다. 마을 어귀와 골목길, 해안 길에도 탐스럽게 피어난 수국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을 반긴다. 화려한 수국은 카멜레온처럼 색깔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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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리 해안도로에 핀 수국길에서 젊은 여인들이 사진 삼매경에 빠져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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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입구 수국길에서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하얀 수국은 점차 밝은 청색을 띠다가 이내 붉은 자색으로 변한다. 또한 산성 토양에서는 파란색, 알칼리성일 경우는 빨간색을 띤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제주 사람들은 예로부터 수국을 도체비 고장(도깨비 꽃)이라 불렀다. 제주의 대표 수국 명소로는 종달리 해안도로를 비롯해 카멜리아힐, 제주한림공원, 휴애리 자연공원, 사계리 수국길, 김녕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김녕리 수국길, 서귀포 남원읍 위미리 수국길, 송악산 둘레길, 안덕면사무소 앞길 등 수도 없다. 이중 보롬왓은 비밀의 화원처럼 펼쳐진 수국길과 함께 새하얀 메밀꽃과 보랏빛 라벤더가 펼쳐내는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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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롬왓 전경. 가운데 건물이 농장이 중심건물인 ‘보롬왓 카페’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바람(보롬) 부는 밭(왓)’이란 뜻을 지닌 ‘보롬왓’은 서귀포시 표선면 중산간에 자리한 농장으로 운영 주체는 제주한울영농조합법인 이다. 제주의 바른 먹거리 생산을 위한 농장이지만 수려한 풍광과 계절별로 열리는 다채로운 문화행사, 직거래장터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해 25만 명이 찾는 제주의 대표 관광명소가 됐다.

중심건물인 카페와 푸른 잔디, 보라색 꽃물결이 이어지는 라벤더밭이 이국적인 풍경을 펼쳐낸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은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탁 트인다. 보라색 물결이 이어지는 라벤더 밭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이 순간을 놓칠라 다들 사진 삼매경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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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왓 라벤더밭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여성 관람객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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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라벤더가 넘실대는 보롬왓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계절별로 펼쳐내는 다채로운 풍경은 보롬왓 만의 매력이다. 특히 6월에는 노란 보리와 새하얀 메밀, 보라색 라벤더가 동시에 펼치는 삼색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7월까지는 끝없이 펼쳐진 수국길이 인기다. 수국길은 보롬왓 카페를 등지고 오른쪽 삼나무 숲길로 들어서면 된다. 양쪽으로 늘어선 삼나무 숲길 사이로 끝도 없이 이어진 수국길이 마치 버진로드처럼 펼쳐진다. 비밀스럽게 이어지는 수국길은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연인에게는 언약의 길이요 부부에게는 백년해로의 길이다. 또한 젊은 청춘들에게는 밝은 미래를 축복하는 말 그대로 꽃길이다.

푸른 잔디와 보랏빛 라벤더, 탐스러운 수국길까지. 뽀얀 안개가 드리워진 보롬왓은 수채화로 그려낸 풍경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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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시돌 목장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제주의 힐링명소 ‘성이시돌목장’

드넓게 펼쳐진 푸른 들판과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말.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이색 건축물. 한없이 평화로운 분위기 속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 바로 ‘성이시돌목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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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시돌 목장 ‘테쉬폰’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특히 이색 건축물인 ‘테쉬폰(Cteshphon)’은 목장의 랜드마크이자 상징으로 조가비를 닮은 둥근 지붕은 동화적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이 때문에 사진 동호인은 물론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제주 여행객들에게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진 명소 중 하나다.

테쉬폰은 제주에만 있는 이색 건축물로 합판을 곡선으로 휘어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가마니를 덮고 시멘트를 덧발라 만들었다. 모양만 보면 비닐하우스 시멘트 버전이다. 하지만 보기와 달리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또한 내부엔 기둥이 없어 공간활용도 자유롭다. 테쉬폰은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크테쉬폰(Cteshphon)에 있는 고대 건축물에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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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시돌 목장 카페 ‘우유부단’에서 판매하고 있는 우유와 밀크티, 유기농 아이스크림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국내에 처음 도입한 사람은 ‘푸른 눈의 신부’ 고 임피제 신부(본명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1928~2018)다. 1954년 4월 제주에 부임한 아일랜드 출신 맥그린치 신부는 한국전쟁 직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제주도민을 위해 한라산 중산간 황무지를 개간해 1961년 11월 목장을 건립했다. 그 목장이 바로 성이시돌목장이며 그 당시 숙소로 사용했던 건물이 바로 ‘테쉬폰’이다. 그는 64년 동안 제주도민의 자립과 복지를 위해 희생하다 지난 4월 23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목장은 신부가 평생을 바쳐 일궈낸 헌신과 기도의 결과다. 그래서 그런지 목장은 단순히 말과 소를 살찌우는 곳을 넘어 종교적 경건함이 스며있다. 목장 안에는 카페 ‘우유부단’을 비롯해 성이시돌 센터, 삼위일체 대성당, 새미 은총의 동산, 성이시돌 요양원, 성글라라수녀원, 피정의 집, 성이시돌 어린이집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목장 입구에 자리한 카페 ‘우유부단(優柔不斷)은 너무 부드러워 끊을 수 없다는 뜻. 성이시돌 목장에서 생산한 유기농 우유와 우유를 이용해 만든 아이스크림과 밀크티를 판다. 성이시돌 목장은 곳곳이 사진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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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 은총의 동산으로 이어지는 길. 나무 터널이 신비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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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생애 공원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특히 새미 은총의 동산으로 접어드는 길은 양쪽으로 늘어선 나무들이 터널을 이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나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날에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더해져 더욱 압권이다. 새미 은총의 동산 입구에는 예수님의 생애를 주제로 꾸민 ‘예수 생애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예수님의 탄생과 주요 순간들을 실제 인체 크기의 조각품들로 실감나게 조성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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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 은총의 동산 ‘성모동굴’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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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단 묵주 형태로 조성된 호수 ‘새미소’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이외에도 예수님의 수난의 순간들을 조각품으로 형상화한 ‘십자가의 길’과 야외미사를 진행할 수 있는 ‘성모동굴’, 5000명이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십가가 형태로 지은 ‘삼위일체 대성당’, 15단 묵주 형태로 조성된 호수 ‘새미소’가 자리했다. 삼나무로 둘러싸인 고요한 호수는 명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잔잔한 호수길을 따라 걸으며 삶을 되돌아보며 마음의 평온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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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오름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천상의 계단길 ‘백약이오름’

백약이 오름은 자생하는 약초가 백 가지가 넘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제주 동부 내륙에 자리하고 있다. 오름의 시작은 완만한 경사길이다. 드넓은 초지 한가운데에 정상을 가로지르는 나무 계단이 끝없이 펼쳐진다. 마치 기찻길처럼 이어진 계단은 마치 천상을 향하는 계단처럼 놓여있다. 나무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나갈 때마다 기찻길을 걷던 어릴 적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내 어릴 적 기억엔 이 비슷한 풍경 속 애니메이션도 있었다. 하늘로 이어진 철로를 타고 기차가 내달리다 비행기처럼 하늘로 솟구치는 ‘은하철도 999’다. 일본 ‘마쓰모토 레이지’의 대표작 은하철도는 당시 엄청난 인기로 어른 아이할 것없이 죄다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들였다.

백약이 오름은 그림처럼 펼쳐진 나무 계단 외에도 한가로이 노니는 소 떼와 백록담처럼 움푹 파인 분화구를 중심으로 빙 둘러 이어진 평탄한 등성이 길이 유명하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계단길은 오름 허리춤까지 이어지다 이내 경사도를 높여 정상까지 이어진다. 가볍게 산책하듯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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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백약이 오름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비가 잠깐 그친 틈을 타 오른 백약이 오름. 정상부는 온통 짙뿌연 세상이다. 마치 거대한 가습기를 켜놓은 듯 촉촉한 안개비가 몽환적 풍경을 연출한다. 뿌연 안개비 속으로 저 멀리 어슴푸레 소 떼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섰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정상을 막아선 소들은 한참 동안 풀을 뜯고서야 자리를 비켜줬다. 소가 길을 터준 정상. 고압 세차기에서 뿜어나오는 물줄기처럼 더욱 짙어진 안개비 탓에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들다. 아쉽지만 분화구 길은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안개만 없었다면 시원스레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도 만날 수 있다. 맑은 날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성산일출봉과 조천, 표선의 풍광을. 서쪽으로는 장엄한 한라산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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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정보●가볼 만한 곳비자림

=태곳적 원시림을 마주하듯 신비로움이 가득한 숲이다.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된 숲으로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44만8165㎡의 면적에 500∼800년생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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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비자나무는 고급가구나 바둑판으로 쓰였으며 열매 비자는 귀중한 한약재로 쓰인다. 비자림 코스는 송이길(왕복 2.2㎞)이 40분 정도가 소요되며 돌멩이길까지 모두 둘러볼 경우 왕복 3.2㎞로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특히 비자림은 맑은 날뿐만 아니라 비가 내리는 날에 가도 좋다. 촉촉이 젖은 숲은 더욱 초록 초록 생기있게 빛난다. 비자림 입구 길가를 따라 핀 탐스러운 수국도 볼거리다.

황우지해안

=자연이 빛은 걸작. 그림 같은 천연풀장이다. 가파른 돌계단을 따라 조심스레 내려가다 보면 수려한 풍광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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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지해안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성벽처럼 둘러친 현무암 바위가 두 개의 물웅덩이를 품었다. 이른바 선녀탕으로 불리는 천연풀장이다. 에메랄드빛 천연수영장은 다이빙과 수영, 스노클링의 천국이다. 바로 옆에서 장비도 빌려준다. 안쪽의 작은 웅덩이는 수심이 얕아 어린이들이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쉽게 말해 바깥쪽 웅덩이는 성인용, 안쪽 웅덩이가 어린이 전용 풀장인 셈이다.

●먹거리=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한 ‘용왕난드르향토음식’은 보말수제비로 유명한 집. 미역과 보말을 넣고 끓여낸 수제비는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이외에도 담백하게 구워낸 고등어구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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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애월읍 ‘봄날카페’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알찬 여행을 위해선 사전 준비가 필수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 여행객을 위해 제주의 관광명소와 숙소, 맛집, 교통편은 물론 각종 테마별 여행코스와 다양한 축제소식을 망라한 여행정보 사이트 ‘비짓제주(www.visitjeju.net)’를 운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