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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위험부담이 더 커졌다.
유명 정치인의 출연으로 화제성을 높였던 방송사들이 생각지 못했던 변수로 몸살을 앓게 됐다. 연예인 만큼이나 인기가 높은 이들의 사생활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거나,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주며 인기와 시청률을 모두 잡았던 정치인들의 방송계 진출이 이대로 괜찮을까.
노회찬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노회찬 원내대표는 작가 유시민의 후임으로 지난 5일부터 JTBC ‘썰전’에 고정 출연했다. 하지만, 최근 그가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 중인 ‘드루킹’ 김모 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출연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고(故) 노회찬 원내대표는 지난 2월에는 올리브 ‘달팽이 호텔’에 출연해 친근한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인 바 있다. 당시 그는 함께 식사를 마친뒤 “내가 이거 평생 소원이었는데 처음 해본다”며 슬레이트를 치는 시늉을 해 웃음을 자아낸 만큼 친근한 방송인이자 정치인이었던 것.
갑작스런 비보에 제작진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썰전’의 경우 예능과 정치를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고, 이날이 마침 녹화날이었다.
‘썰전’ 측은 “오늘 예정됐던 녹화는 취소됐습니다. 아울러 26일(목) ‘썰전’ 본방송 역시 휴방합니다”면서 “현재 JTBC와 ‘썰전’ 제작진은 고 노회찬 의원의 비보를 접하고 충격에 빠진 상태입니다. 향후 ‘썰전’ 방송 재개 시점 및 그 외 프로그램 관련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내용 정리가 되는대로 알리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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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지난 주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성남 국제마피아와의 유착 관계 의혹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방송 직후 후폭풍은 거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포털 인터넷 검색어 상위권에 하루종일 이름을 올렸고, 그가 출연했던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 출연 당시 인터뷰들이 화제로 떠올랐다. 더욱이 이재명 도지사의 경우 가족에 관련된 구설수가 있었을 당시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이 났을 당시에도 잡음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직후 별다른 입장이 없었으나, 정치인에 앞서 친근한 방송인으로 활동했기에 이재명 도지사에 대한 관심은 계속됐다.
방송계도 자연스럽게 정치인 패널에 대한 고민을 떠안게됐다.
한 방송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를 기점으로 많은 정치관련 시사 프로그램이 인기몰이를 했다. 또 누구보다 이들의 신랄한 비판과 재치 등이 화제를 모았고, 시청률을 높이는데도 큰 몫을 했다”면서 “하지만, 이 역시 여러 위험 요소를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된 셈이다. 매일 변화하고 진화하는 방송계의 현실에서 정치인들의 방송진출이 ‘핫’ 했지만, 이 역시 검증에 검증을 해야 할 중요 아이템인 만큼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whice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