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SK 김강민, 인상적인 홈런 추가!
SK 김강민이 17일 문학 NC전 3-2로 앞선 5회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때려낸 뒤 축하받고 있다. 2018. 7. 17. 문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박재상(36)에 이어 조동화(37)까지 은퇴를 선언하며 SK 왕조 시절의 주축 외야 삼총사 중 김강민(36·이상 SK)만 남게 됐다. 아직 후배들과 호흡하고 있는 김강민은 최근 은퇴를 선언한 조동화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 속에 품은 현역 시절 마지막 목표를 내걸었다. 과거 자신이 선배들을 따라 우승의 기쁨을 누린 것처럼 김강민도 후배들을 이끌고 정상에 오르는 순간을 꿈꾸고 있다.

조동화는 지난 16일 18년 간의 선수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어린 시절부터 SK에서 동고동락해온 김강민 역시도 깜짝 놀랐다. 김강민은 “(조)동화 형이 은퇴할 거라고 나한테 미리 얘기해주지 않았다. 놀랐다. 올시즌 내가 2군에 있을 때도 동화형은 3군에서 계속 경기를 뛰었다. ‘내년에나 은퇴하려나보다’라고 생각했었다”면서 “(박)재상이가 먼저 은퇴하고 동화 형도 은퇴하니 정말 나만 남은 거 같다. 다같이 2군에서부터 힘들게 야구했고 비슷한 시기에 1군에 올라와 함께 정착했다. 좋은 성적을 내며 같이 우승도 했다. 힘든 시기, 황금기를 같이 맞이했던 선수들인데 이제 함께 뛰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이상하다. ‘나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머릿속도 까매졌다”고 털어놨다.

[포토] 3점포 김강민 \'기분 좋은 출발\'
2018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SK 김강민이 2회초 1사1,2루 우중월 홈런을 날린 후 박재상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7. 10.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강민의 팀내 입지 역시 트레이 힐만 감독 부임 이후 좁아진 게 사실이다. 올시즌 주로 2군에 있다가 지난달 1군에 올라왔다. 23일 현재 시즌 타율은 0.289를 기록 중이고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44로 상승세다. 지난 22일 사직 롯데전에선 1번타자로 나서 1회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특히 김강민이 수비로 나가면서 센터라인에 안정감도 실리고 있다. 그러나 김강민은 “우리팀 젊은 선수들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후배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 하다. 오늘 3안타를 치더라도 내 실수 하나로 경기에서 질 수도 있는 게 야구다. 매일 야구를 해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나도 그렇게 야구를 했었다. 아직 젊은 선수들은 뭔지 모를 것이다. 10개를 잘하고 1개를 잘못한 것 때문에 힘들어 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반복해서 얘기해준다. 요즘엔 칭찬을 많이 해주고 있다. 그러면 확실히 잘 움직이더라”며 미소지었다.

후배들을 향한 애틋함은 김강민의 현역 마지막 목표에도 잘 투영된다. 김강민은 “예전에 형들이 ‘어릴 때 우승하는 것과 고참이 됐을 때 우승하는 것은 또 다르다’고 얘기했다. 이젠 내가 후배들을 이끌고 우승의 기쁨을 같이 누려보고 싶다. 형들 말처럼 좀 더 값질 것 같다. 어릴 때는 선배들 따라 아무 것도 모르고 뛰어다녔지만 지금은 후배를 다독거리며 끌고 가야하는 입장”이라면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는데 골든글러브를 받는다고 더 빛이 나겠는가.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욕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후배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정상을 밟고 싶다. (우승에 도전할만한)멤버도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현역으로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선수로 뛰는 동안 마지막 남은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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