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준범 인턴기자]사업가, 셰프, 연기자, 예능인 등 많은 수식어를 가진 방송인 홍석천이 패션 매거진 bnt와 만났다.

화보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는 가볍게 근황을 물으며 시작했다. 다양한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에게 '바쁘게 사는 것이 욕심이 많아서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욕심은 없는데 관심이 많다. 관심거리가 많으니까 모든 상황에 유연성이 생기더라. 한우물만 파면 그 우물이 막히거나 끝에 다다르면 다른 곳에서 새 출발 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나는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남들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대한민국 1호 커밍아웃 연예인인 그는 한국 사회에서 본인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그는 "청소년기부터 시작해서 사회에 정착하기까지 성 정체성으로 좌절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들어주고 도움을 주려고 한다. 내가 잘 버티고 내 분야에서 인정받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이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성 소수자로 또 사업가로 많은 강연에 나서고 있는 그에게 호평 일색인 후기의 비결을 묻자 "인생의 스펙트럼이 넓고 경험치도 높고. 강연할 때는 최대한 진정성 있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실용적인 정보가 많고 유명인이 사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말하는 것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 이제는 포장하는 게 지쳐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라며 비결을 공개했다.

출연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과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을 꼽았다. 그는 "살 떨리게 촬영했다. 김수현 선생님이 있는 그대로의 홍석천을 보여 달라고 하셨다. 나를 그대로 보여주는 연기는 처음이라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나도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직접 입양한 조카들의 이야기도 들어 봤다. 이제는 정말 자식 같은 기분이 든다는 그는 "대중 속에 있는 삼촌을 아이들이 잘 받아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밝히며 "나 같은 삼촌을 두고 있어 주변의 소수자나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아이들로 자라주었다"라며 조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미디어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는 "난 지금도 실패하고 있다. 외식사업이라는 게 만만치가 않다. 성공한 모습만 보여서 그렇지 수억 원을 날려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경기가 좋지 않고 시장 환경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도 준비 중이다. 실패하더라도 배우고 계속 의지를 갖추고 도전할 수 있는 나 자신이 정말 다행스럽다"라며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다.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용산구청장 출마설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사회공헌의 하나로 이야기를 했던 거다. 물론 자리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좀 더 강해지면 도전해 볼 만하다. 또 한국에서 '나'라는 사람이 도전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과 훗날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라는 질문에 홍석천은 "10년 후에는 여러 사람과 정말 재밌는 일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 항상 젊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면서 "편안하고 착한 사람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대답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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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 b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