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또다시 부상의 덫에 사로잡힌 것일까?
브리티시 오픈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부활을 예고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주 만에 올시즌 최악의 부진에 직면했다.
우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컨트리클럽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벌어진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4개로 3오버파 73타에 그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우즈가 이번 시즌들어 대회 3라운드에서 오버파 스코어를 적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지난 달 초 퀴큰론스 내셔널에서 공동 4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0라운드 연속 이븐파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고 지난달 23일 막을 내린 브리티시오픈 최종 라운드에서는 한때 단독선두로 나서는 등 부상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라운드까지 공동 10위를 달리던 우즈는 이날 페어웨이 적중률 50%(14차례 가운데 2번)에 머물렀고 그린 적중률 역시 50%(18차례 중 9번)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회가 벌어진 장소가 그의 대표적인 ‘우승 텃밭’ 가운데 하나인 파이어스톤CC였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인 결과였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만 무려 8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파이어스톤의 제왕’이었다. 자연스럽게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재발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즈는 부상 재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몸 상태는 문제가 없다. 그냥 형편없는 경기를 했을 뿐이다.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고 공도 잘 맞지 않았다. 좋은 샷도 있었지만 공을 내 마음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분위기를 반전하고 모멘텀을 가져올 만한 퍼트 기회가 있었지만 그것도 전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을 위해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 라운드를 준비하면서 다음 주 PGA 챔피언십을 위해 에너지를 쌓겠다”며 PGA 챔피언십에서는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우즈와 함께 경기한 마크 리슈먼(호주)도 우즈의 부상이 재발한 것 같지는 않다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리슈먼은 “우즈가 평소처럼 멀리 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즈의 장점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그냥 잘 풀리지 않는 날이었던 것 같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j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