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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국내 기업 실적과 서민 가계 소득은 뒷걸음치고 있지만 은행들은 이자이익으로만 약 20조원을 벌어들이며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4.0%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9조7000억원으로 9.5% 증가하며 2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2분기 상장사 순이익은 30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41% 감소한 반면, 은행 2분기 이자이익은 10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3.1% 늘었다. 이는 2분기 대출 평균금리가 전 분기보다 0.07%포인트 높아졌는데 예금금리는 0.04%포인트만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최근 은행들의 영업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안정적인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보증부 대출만 주로 늘리고 돈이 꼭 필요한 중소기업 등에는 신용평가나 기술력 평가 없이 대출을 거절하거나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이 과도한 이익을 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나 기업에 적정 수준 이상 대출금리를 책정했다는 뜻”이라며 “적정한 금리를 산정하고 수익에 걸맞게 고용을 늘리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과도한 이자 장사로 손쉽게 돈을 벌면서 임직원들에게 각종 월급과 복지비용을 과다지급하며 ‘돈잔치’를 벌이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KB국민은행은 임직원 자녀의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록금까지 100% 지원한다. KEB하나은행은 자녀의 중·고·대학교 등록금에 더해 유치원 학자금도 지원한다. 일반기업에서는 한 학기 수백만원에 달하는 대학 등록금까지 제공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은행원들의 과도한 연봉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상반기 직원 급여 총액이 평균 4750만원에 달했다. 은행원들의 상반기 급여는 근로자 1년 연봉이 넘는 수준이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은행원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진 의원은 “금융 소비자들은 금리상승기 이자 부담에 분통을 터뜨리는 상황인데도 은행들은 최대 실적을 통해 사실상 복리후생 잔치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은행들이 대출에서 발생한 이자이익으로 직원 복리후생을 챙기면서 다른 한편으론 직원 숫자를 줄이는 것을 두고 사회적 책임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모두 5만9591명으로 1년 전(6만1754명)보다 2163명이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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