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우진, 양궁 리버브 우승 확정됐지만 미안한 마음에 무표정
양궁 김우진과 이우석이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2018 아시안게임’ 남자양궁 리커브 개인전 결승 대결을 펼쳤다.김우진이 우승자로 호명되자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8. 28.자카르타(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한국 양궁의 간판 김우진(26·청주시청)이 후배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을 잡고 정상에 섰다.

김우진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이우석을 세트 승점 6-4로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우진은 고교생이던 2010년 광저우 대회에 개인·단체 2관왕을 차지한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우석은 단체전에 이어 은메달을 두 개 확보했다.

세계랭킹 1,2위에 올라 있는 선수들답게 김우진과 이우석은 접전을 벌였다. 첫 세트부터 27-27로 비겨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2세트에서는 이우석이 28-26으로 승리해 세트승점 3-1로 앞서나갔다. 김우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어진 3세트서 27-26으로 승리해 동점을 만들었다. 4세트는 팽팽했다. 나란히 29점씩을 쐈다. 마지막 5세트에서 이우석이 8-9-9로 주춤한 반면 김우진은 8-9-10을 기록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

[포토] 김우진, 금 따고도 후배 배려해 무덤덤 표정
양궁 김우진과 이우석이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2018 아시안게임’ 남자양궁 리커브 개인전 결승 대결을 펼쳤다.김우진이 후배 이우석을 꺾고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2018. 8. 28.자카르타(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양보는 없었다. 이우석은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이다. 지난 2월 입대한 군인이다. 이우석은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으로 인해 아직 기초군사훈련을 마치지 못했다. 훈련을 2주만 소화한 후 대회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남은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은 후 전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우석은 김우진이 아끼는 후배다. 지난 4월 국가대표 평가전이 끝난 후 이우석을 향해 “얘가 조커예요. 진짜 한 건 할 놈입니다”라며 칭찬했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났고 두 사람은 계속되는 훈련과 대회를 함께하며 정을 나눴다. 하지만 선배 김우진은 자신이 아끼는 후배의 미래 대신 스포츠맨의 가치를 선택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세계랭킹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대신 김우진은 우승을 확정한 후에도 웃지 않았다. 금메달리스트가 늘 하는 태극기 세리머니도 생략했다. 승부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 후에는 후배의 마음과 미래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김우진은 “병역에 대해 일절 생각하지 않았다. 외적인 일을 생각하지 않고 쐈다”라며 “우석이는 향후 한국 양궁을 이끌어 갈 주역이다. 어린데 쏘는 게 대범하다. 가장 주목받을 기대주가 될 것 같다.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라며 후배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우석도 패배를 인정하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군대를 빼기 위해 밀어주기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양궁은 선발 방식부터 투명하게 했고 개인 실력으로 올라온 것이다.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방에서 누가 우승하든 축하해주자는 얘기를 했다.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군대 생활 열심히 하겠다. 군대 나쁘지 않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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