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벤투 감독과 손흥민
대표팀 벤투 감독이 7일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후반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이며 안아주고 있다. 2018. 9. 7 고양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10월엔 손흥민(26·토트넘) 활용법을 확실하게 찾아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월 우루과이와 파나마를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른다. 지금은 ‘벤투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다. 당장의 목표는 2019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다.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올해 남은 실전은 네 번 뿐이다. 이달 2연전을 치르고 11월 호주 원정까지 포함하면 총 4경기를 치를 수 있다. 실전을 통해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벤투 감독은 시간이 부족한 만큼 변화의 폭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10월 A매치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5명 중 20명은 지난 9월 소집된 선수들이다. 5명 중 박지수(경남)와 이진현(포항)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나머지 세 명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와 박주호(울산), 석현준(랭스)로 이미 대표팀에서 익숙한 얼굴들이다. 벤투 감독은 “베이스는 유지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정체성을 갖고 팀을 만들 수 있다. 대표팀에서는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다. 토대가 중요하다. 이 토대를 만들어야 새로운 선수를 뽑아 활용할 수 있다”라며 현재 환경에서는 아는 선수들을 바탕으로 팀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아시안컵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한 방책으로 ‘플랜A’ 확립을 꼽은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10월 최대 과제는 손흥민 활용법을 찾는 것이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핵심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손흥민 정도의 능력, 위상을 갖춘 공격수는 없다.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려면 손흥민을 잘 써야 한다. 문제는 손흥민이 11월 A매치 두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을 아시안게임에 차출하는 대신 11월 A매치에 소집하지 않기로 토트넘과 협상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1~2차전도 결장하는 조건이 붙었다. 3차전이나 토너먼트 라운드부터 손흥민을 활용할 수 있다. 대회 도중 팀에 합류하자마자 손흥민은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벤투 감독 입장에선 10월 A매치를 통해 손흥민의 자리를 완벽에 가깝게 찾아야 한다.

지난 9월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측면 공격수로 활용했다. 황의조(감바오사카)와 함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원톱으로 두고 손흥민을 측면, 2선에서 뛰게 하는 전술이었다. 10월에는 부상 당한 지동원 대신 석현준을 호출했다. 이번에도 활용법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손흥민의 존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힘이 된다. 일단 직접 골을 넣는 능력이 탁월하다. 손흥민의 슈팅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이 골을 넣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활용해 다른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도 있다. 지난 아시안게임이 대표적이다. 손흥민은 한 골을 넣는 데 그쳤으나 황의조(9골)와 이승우(4골), 황희찬(3골) 등이 득점을 분담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기여도가 높았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와 파나마를 상대로 손흥민의 장점을 뽑아낼 수 있는 전술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전술에 손흥민을 녹이는 작업이 10월 벤투호의 최대 과제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