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규 서울양병원 원장(가운데) 치열수술 사진
양형규 서울양병원 원장(가운데)이 치열수술을 하고 있다. 제공|서울양병원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새해 무리한 다이어트 겨울 변비를 유발한다.

변비 환자에게 겨울은 유독 힘든 시기다. 추운 날씨 탓에 신체활동이 줄면서 장의 연동운동까지 감소해 변비가 생기거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장과 항문이 수축되는 것도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평소 변을 제대로 보기 힘들고 배변 횟수가 3~4일에 한 번에 그치면 변비라고 봐야 한다. 최근 6개월 중 3개월 이상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변이 매우 단단하고 배변 시 항문에서 막히는 느낌 △배변 후 잔변감 △변을 인위적으로 파내는 등 배변을 위한 조작이 필요함 △1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중 두 가지 이상을 호소하면 만성 기능성변비로 진단한다.

여성은 성호르몬 중 항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대장의 연동운동을 억제해 남성보다 변비 발생률이 4배가량 높다. 이로 인해 황체호르몬이 왕성해지는 임신 중이나, 배란일로부터 월경 전까지 기간엔 변비가 심해질 수 있다.

젊은 여성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양형규 서울양병원 원장은 “연초엔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 등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여성들이 많은데 여름 전까지 꼭 살을 빼야 겠다는 강박감에 음식 섭취량을 급격히 줄이면 체내 수분과 식이섬유가 감소해 장 연동운동이 저하되고 변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밖에 대장암, 대장용종, 게실증, 전신질환, 과민성 장증후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많은 여성들이 근력운동 없이 유산소운동으로 살만 빼는데, 이럴 경우 내장기관 근육까지 약화돼 변을 직장 밖으로 밀어낼 힘이 떨어진다. 양형규 원장은 “자신의 몸매에 대한 스트레스 등 심리적 부담은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긴장시켜 소화기관의 운동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답답한 마음에 전문의 진단 없이 변비약을 오·남용하면 대장운동성이 떨어져 변비가 다시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변비 환자는 다른 사람보다 3분가량 변기에 더 앉아 있는다. 대한장항문학회 설문조사 결과 자신이 변비라고 응답한 사람은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평균 8.4분으로 변비가 없다고 답한 사람보다. 평균 3.2분 더 길었다. 배변 시 휴대폰을 사용하는 비율도 변비가 없다고 한 사람보다 4.5%p 높았다.

게다가 변기에 오래 앉아있으면 변을 봐도 잔변감이 든다. 원래는 직장에 있는 변만 배출해야 하는데, 직장 위에 있는 변까지 배출하려고 해 변을 오래 봐도 시원하지 않은 것이다.

변비는 그 자체로 큰 스트레스를 주지만 다른 질환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치열이다. 치열은 항문 입구에서 항문 안쪽 치상선에 이르는 항문관 부위가 찢어져 배변 시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 배변 후 극심한 항문경련이 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배변 후 항문을 휴지로 닦을 때 선홍색 피가 휴지에 묻고 항문관 피부 궤양, 피부꼬리(항문입구 피부가 늘어진 것), 비후유두 등이 관찰된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변비로 인해 장에 오래 머물러 딱딱해진 변은 배변 과정에서 연한 조직으로 이뤄진 항문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며 “이 상처가 아물었다 다시 파열되는 과정이 반복되면 세균이 상처를 통해 침투해 항문 주변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변비가 개선되지 않을 때 변비약을 사용해야 하는데, 주로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변비약들은 자극성 하제인 경우가 많다. 자극성 하제를 오래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하제(변비약)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원인에 맞는 하제는 사용해야 하며, 처음에는 섬유소 제재로 된 순한 변비약을 복용한다.

식사 후에 위가 팽창되면 대장의 운동이 증가되어 변의가 유발되는 것을 ‘위-대장 반사’라고 하는데 아침 식사 후에 위-대장 반사운동이 가장 활발하다. 따라서 아침식사 후에 배변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기상 후 물이나 우유를 한 두 컵 마시는 것도 배변 욕구를 촉진하는 방법이다. 또 복근을 단련시키는 체조나 마사지도 대장의 운동을 자극시켜 변의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된다.

양 원장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로 하루 30g 이상의 섬유질을 섭취하면 변이 부드러워져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나 술은 가급적 피하고,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군은 일정시간 간격을 두고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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