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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류준열이 이번에는 경찰로 돌아왔다.

30일 개봉한 영화 ‘뺑반’(한준희 감독)은 통제불능의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경찰 교통사고계 뺑소니 전담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속 류준열은 차에 대해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순경 서민재 역을 맡아 어눌한 모습부터 속을 알 수 없는 날카로운 모습까지 복합적인 인물을 표현해냈다.

류준열 역시 “변화하는 모습이 뚜렷해서 좋았다. 변화가 없는 인물보다는 있는 인물이 좋다”며 역할에 끌리게 된 이유를 말했다. 서민재는 한 사건을 계기로 ‘흑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인물이다. 류준열은 극 초반 엉뚱하면서도 천재적인 서민재의 모습을 그리다가도 후반부에는 확연히 다른 서늘한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보다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알렸다. 이에 “초반 민재는 웃고 있지만 진짜인지, 그런 척을 하는지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사실 저도 몰랐고 모두가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후반부 감정에 대해서는 그대로 가져 올지, 바꾸는 것이 좋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연기 고민에 대한 해답은 극중 애틋하면서도 특별한 부자 관계를 연기한 선배 이성민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류준열은 “고민을 하다 이성민 선배님의 연기를 봤는데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과 그 뭉클함이 다가왔다. 회상 장면에서 더욱 큰 울림이 있었다. 대본에서 보고 어떻게 연출 될지 상상했는데 현장에서 전혀 다른 연기를 펼치시더라. 장면 속 선배님의 미소가 민재와 류준열의 마음을 많이 움직였다. 그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감사하고 민재를 완성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이성민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천재와 너드(nerd, 괴짜) 사이를 오가는 인물을 그리는 만큼 안경과 의상에도 포인트를 줬다. 그는 “이미지와 감정을 가리기 위해 안경을 쓰고 중간에 옷도 가죽재킷으로 갈아입는 등 차별을 주려 했다. 극중 민재가 사용하는 2G 휴대폰도 요즘 사람들과 확실히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라 좋았다. 민재를 시스템, 매뉴얼과 동떨어진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고 역할을 위해 외적인 요소를 연구한 것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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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 사진 | 쇼박스 제공

영화 속에서 팽팽한 대립을 보인 재철 역의 조정석과 빗 속 격투신도 백미로 꼽히고 있다. 조정석에 대해 “형의 배려가 느껴졌다. 아무래도 촬영을 하면서는 배역 관계나 시간 상 지금처럼 가깝진 않았다. 개인적인 시간을 함께 보내고 대화를 하며 형의 진가와 애정을 느꼈다. 촬영할 때는 형의 행동이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너무 감사하더라. 알게 모르게 세심한 배려가 있다. 촬영 중 부상을 입었는데도 웃으며 제가 다음 액션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정말 멋있는 남자다”고 칭찬을 거듭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작품을) 또 하고 싶다. 버디 무비나 주고받는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화 속 운전신 중 90% 이상을 직접 소화하며 카 체이싱까지 능숙하게 해낸 류준열이다. 이에 “능숙하게 연기를 하려 노력했다. 다른 영화와 똑같은 것보다는 독특한 카 체이싱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도 배우들의 감정이 차의 움직임에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직접 운전 연기를 하며 배우의 연기하는 표정이 창을 통해 보인다면 효과적으로 드러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잘 드러난 것 같아 연기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연기를 하지 않고 운전을 한다면 편하겠지만 위험한 순간에도 침착한 민재를 보여주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감정이 티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솔직한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류준열의 노력이 가득 담긴 ‘뺑반’이다. 영화 말미 속편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해 속편 제작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류준열은 “작품이 관객의 호응을 얻는다면 속편에서도 서민재를 만나고 싶은 관객들이 있을 것이니 그것에 대해 환상을 깨지 않고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속편이 전편보다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캐릭터가 본인 캐릭터와 다르게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실패 요소 중 전편보다 못했을 때 캐릭터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속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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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