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니피
교배장으로 가고 있는 메니피.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몸값 합계 200억원의 씨수말 6마리가 이른바 ‘교배지원’ 사업에 나선다. 이들이 상대할 암말은 470마리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본부장 윤각현) 지난 20일(수) 렛츠런팜 제주(육성목장) 교배장에서 올해 교배지원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국산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우수 씨수말을 도입하고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무상·유상 교배를 지원하고 있다. 최고 인기 씨수말 ‘메니피’를 비롯 한국마사회 소속 특급 씨수말이 총동원됐다.

현재 몸값이 100억원을 웃도는 ‘메니피’는 한국경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 2006년 한국으로 온 ‘메니피’는 전설적인 씨수마 ‘스톰캣(Storm Cat)’의 직계혈통이다. 최전성기를 달렸던 시기엔 ‘메니피’의 혈통을 이어받은 말들이 벌어들인 상금이 100억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씨암말 농장주인들끼리 추첨을 통해 수말을 결정하는데 ‘메니피’를 신랑으로 맞이하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메니피’의 자마(子馬·새끼말)는 최고 2억원대에 거래되고 1억원대에 낙찰된 2세마는 숫자를 세기 힘들 정도다.

말의 교배기는 3월부터 6월 말까지다. 이 기간에 씨수말이 상대하는 암말은 80마리쯤 된다. 한 번에 임신할 확률이 70% 정도고, 임신에 실패하면 다시 ‘의무방어전’을 치러야 하니 씨수말이 한 해 교배하는 횟수는 100회 남짓이다. 대부분 인공 수정을 하는 승용마와는 달리 경주마는 직접 교배만 허용된다. 경주마 생산의 공정성을 위해, 인위적으로 좋은 유전자만 배합해 혈통을 조작할 우려가 있는 인공 수정을 배재하는 것이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경주마 개량 기술 ‘케이닉스(K-Nicks)’를 전파하고 있다. 경주마 유전체선발기술로, DNA 정보를 분석해 태어날 자마의 경주 능력을 예측하는 것으로 지난 8일부터 3일간 제주지역 경주마 생산농가 39개소를 방문해 케이닉스 배합정보 활용법 이론 교육과 함께 최적 배합 컨설팅을 진행했다. 특히 농가별 소유한 씨암말과 국내 주요 씨수말의 가상 교배 결과를 제공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는 평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주마 교배는 한국 말산업을 이끌어 갈 차세대 주자 탄생의 순간”이라며, “외산마에 뒤지지 않는 국산 명마 생산을 위해 농가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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