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 켈리...준비해 볼까[포토]
LG 류제국과 켈리가 26일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2019.2.26 오키나와|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투수진의 깊이가 144경기 마라톤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전반기를 보내도 후반기 선발진에 구멍이 나거나 불펜 필승공식이 갖춰지지 않으면 추락을 피할 수 없다. 10구단 사령탑이 비시즌마다 투수 영입을 외치고 스프링캠프부터 한 시즌 투수 숫자를 25명 내외로 두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2014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5년 동안 후반기 팀방어율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결정됐다. 후반기 팀방어율 중상위권에 오른 팀들 대부분이 페넌트레이스를 무사히 완주하며 가을야구를 맞았다. 그런데 2018시즌의 LG는 반대였다. 전반기까지 팀 방어율 4.76으로 리그 3위였지만 후반기 팀 방어율 6.17로 이 부문 최하위로 떨어졌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붕괴되며 +10을 넘었던 승패 마진을 순식간에 잃어버렸다. 마운드가 무너진 팀은 절대 좋은 성적을 낼수 없다.

LG가 지난해 10월 비시즌의 출발점에서 세운 영순위 목표 또한 ‘마운드 재건’이었다. 양과 질이 모두 부족한 마운드를 향상시키기 위해 방출자 영입, 부상자 재활, 그리고 투수들을 지도할 코치 영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장원삼, 김정후, 심수창에게 신속하게 영입의사를 전했고 차우찬과 류제국이 100% 컨디션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르도록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신생팀 NC를 강호로 끌어올리는데 큰 부분을 차지한 최일언 투수코치도 영입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장원삼과 심수창 같은 베테랑 선수를 영입할 때 구단 내부에서도 의문을 품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팀은 베테랑 선수를 영입해야 성적은 물론 리빌딩도 할 수 있는 상태였다. 투수진이 특히 그랬다. 재활 중인 베테랑 투수가 있었고 젊은 투수들 중에는 2군에서 더 경험을 쌓아야 하는 투수가 많았다. 장원삼, 김정후, 심수창이 1군에서 힘을 보태주면 5월부터는 나름 구색을 갖춘 마운드를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심수창 [포토]
LG 심수창. 2019.2.26 오키나와|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차 단장의 예상대로 현재 장원삼, 김정후, 심수창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장원삼은 임찬규의 이탈로 구멍 난 선발진 한 자리를 책임진다. 25일 잠실 KIA전을 통해 LG 입단 후 첫 경기를 치른다. 심수창은 롱릴리프를 맡고 있다. 3~4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지구력을 갖춘 만큼 언제든 불펜진에 힘을 보탤 수 있다. 김정후는 경기가 한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한다. 그리고 5월 중순이 되면 차 단장이 내다본 완성된 마운드가 가동될 전망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재활에 매진했던 차우찬이 계획보다 빠르게 100% 컨디션을 찾아 활약 중이다. 류제국도 1군 복귀를 향한 계단을 오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단 1이닝이지만 2017년 9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실전을 소화했다. 23일엔 약 19개월 만의 선발 등판에서 41개의 공을 던지며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제국은 24일 “다행히 피칭 다음날인데 몸이 괜찮다. 투구 후 자연스럽게 오는 근육통 외에는 아픈 곳이 없다. 5월 2일에는 투구수를 60개까지 늘일 예정이다. 잠실 복귀를 목표로 한 걸음씩 다가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원삼이와 제국이 같은 베테랑이 약점인 4, 5선발을 맡아주면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제국이의 경우 구속보다는 공의 무브먼트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다. 아프지 않게 던질 수 있는 상태로 돌아와주기를 기대한다”고 5월 100% 마운드 가동을 기대했다. 차 단장은 “앞으로 한 달동안 부상당한 투수들이 잘 돌아오면 올시즌 투수진은 무리없이 가지 않을까 싶다”며 “그동안 김영준과 이상영이 성장하고 군복무를 마치면 돌아올 이준형, 임정우 등이 1군에 합류하면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 만한 마운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9시즌을 마운드 재건의 첫 해로 삼으며 향후 2~3년 동안 리그 정상급 투수진을 유지하는 게 LG가 그리고 있는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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