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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두산 이영하(22)가 새로운 토종 우완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다. 시즌 7경기에 등판해 한 번도 패하지 않고 5승을 쓸어 담아 다승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이영하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114개를 던지며 3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5승(무패) 째를 따냈다. 삼진 5개를 솎아냈고 최고구속은 150㎞까지 측정됐다. 카운트를 잡을 때에는 140㎞대 초중반에 형성되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고 삼진을 잡거나 타자의 배트를 유도할 때에는 150㎞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다. 최고 140㎞까지 측정된 슬라이더도 KIA 타자들의 배트 중심을 비껴갔다. 제구된 슬라이더에 좀처럼 정타를 만들지 못하는 KIA 타선의 약점을 절묘하게 파고들었다. 타자들이 홈플레이트쪽으로 중심을 옮기면 몸쪽을 파고드는 포크볼로 시선을 흐트러뜨리기도 했다. 거칠 것 없는 에이스의 당당한 모습이 그대로 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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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딱 한 번 있었다. 4회초 선두타자 이명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선빈의 유격수 땅볼이 더블플레이로 연결되지 않아 1사 1루가 됐다. 안치홍에게 중전안타, 최형우에게 볼넷을 각각 내줘 누를 꽉 채웠는데, 김주찬에게 날카로운 변화구를 던져 3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강한 땅볼을 유도했다. 허경민이 3루를 터치한 뒤 가볍게 1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를 완성했고, 이후 이렇다 할 위기없이 이닝을 먹어 치웠다.
완봉도 내다볼 수 있는 9회초, 선두타자 이명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형범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그를 향해 두산 팬들은 큰 환호와 박수로 새로운 우완 토종 에이스의 탄생을 축하했다. 오는 12일 이용찬이 1군에 복귀할 예정이라 이영하와 불꽃튀는 토종 에이스 경쟁이 두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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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영하는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0경기에 나서 122.2이닝을 던졌다. 등락을 반복했지만 생애 첫 10승(3패)을 따내며 두산의 당당한 선발진으로 편성됐고 올해 7경기에서 5승 무패 방어율 1.60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특히 홈인 잠실에서 5경기 등판에 4승 무패 방어율 1.64로 특급 활약을 펼쳐 팀의 공동 선두 고공 비행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이날은 상대 선발이 ‘절대 에이스’ 양현종(31)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주눅드는 기색이 없었다. 양현종도 최고 149㎞짜리 강속구를 앞세워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빼앗아내며 7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이영하의 기세를 뛰어 넘지는 못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이영하가 오나봉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너무 잘 던져줬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덕분에 두산은 올시즌 KIA전 5전승을 포함한 7연승을 질주했다. 지난달 26일 롯데전부터 시작한 홈 연승행진도 8경기로 늘렸고, 지난 2일 대전 한화전부터 내리 6연승을 질주하며 우승후보 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이영하는 “투수 코치님께서 ‘힘이 남았냐’고 물어보시는 등 끝까지 배려해주셔서 9회에 올라갔다. 완봉 욕심이 있었지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아쉽다. 오늘은 (이)흥련이 형 리드 덕분에 공격적으로 투구한 게 좋았다. 9회를 잘 막아준 야수 형들과 투수 형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