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 페어웨이 환한미소를 짓는 나상욱
케빈 나가 20일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열린 제62회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밝은 표정으로 페어웨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천안=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1년 만에 다시 왔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부담된다.”

지난달 27일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찰스 슈왑 챌린지에서 통산 3승 째를 따낸 케빈 나(36·한국명 나상욱)가 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1년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지만 지난해 7월 밀러터리트리뷰트 우승까지 더해 PGA투어에서만 2승을 따낸 금의환향이다. 케빈 나는 20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28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2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버디 7개와 보기 4개를 바꿔 오후 1시 현재 3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 그룹으로 출발했다.

올해 대회 출전 선수 중 세계랭킹 32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있는 케빈 나는 “컨디션도 그린 상태도 좋았다. 퍼팅 감이 좋으면 홀컵에 넣을 수 있는 그린 컨디션이라서 버디를 많이 했다. 3언더파면 괜찮은 시작”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한국오픈 이후 1년 만에 고국을 찾은 케빈 나는 “아이언 샷이 잘됐다. 러프에서 거리 계산을 잘못해 보기를 몇 개(4개) 했다. 스폰서 대회이기도 하고 랭킹도 가장 위에 있다보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즐기려고 노력한다. 후배들을 만나 한 마디라도 더 조언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그는 “코오롱에서 후원하는 선수가 한국오픈에서 우승한적이 없는데 언젠가는 내가 깨고 싶다. 우승을 못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돌아가고 싶은 대회”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18번홀 세컨 샷 나상욱
시차적응도 채 안된 시점이지만 톱 랭커답게 집중력을 발휘한 케빈 나. 사진제공 | KPGA

지난해 연말 손가락 골절상으로 한 달 가량 휴식을 취한 케빈 나는 “클럽을 다 바꾸고 샷 감을 익히는 과정에 부상해 아쉬웠다. 돌아보면 잘 쉬었던 것 같다. 감 찾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매치플레이에서 톱 랭커들과 경쟁해 좋은 결과를 내면서 샷 감이 확 올라왔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밀러터리트리뷰트 우승 후 10개월 만에 PGA투어 통산 3승 째를 따낸 동력을 적장한 휴식과 클럽교체로 꼽은 케빈 나는 “지난해 한국오픈에 참가한 뒤 한 달 만에 2승 째를 따냈다.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한을 한 번에 풀어내 시즌 3승도 빨리 왔다. 3승 째를 거둔지 한 달 만에 한국에 오니 정말 많은 분들께서 축하해주셨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PGA투어 상위 랭커 답게 한국인 혹은 한국계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선배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국인 선수들에게는 항상 문이 열려있다. 이번에도 국가대표 선수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고, 김대현도 웹닷컴투어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얘기를 나눴다. 한국선수들 중에 외국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문제라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가급적 영어공부를 열심히하고, 이왕이면 조금 일찍 미국에 와서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투자해야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내달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에 위치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릴 디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 오픈)을 앞두고 있는 케빈 나는 “코스가 좋고 페어하다고 들었다. 티 샷을 똑바로 치면 멀리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다. 다만 날씨 변수가 많아 햇반과 컵라면을 많이 가져 가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박상현, 김찬, 안병훈 등 한국 선수들과 연습라운딩을 잡아둔 상태”라며 디오픈에서도 변치않은 후배사랑을 뽐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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