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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가 밝은 표정으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좋은 지도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이 20년 프로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이범호(38)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숨김없이 털어 놓았다.

박 대행은 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평소에는 승패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를 하는데, 오늘만큼은 특별한 날이니까 꼭 이겨달라고 부탁했다. (이)범호가 뛰는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야 본인도 부담을 덜고 더 기분좋게 유니폼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둘의 직접적인 인연은 박 대행이 타격코치로 부임한 2015년부터다. 올해로 5년째 한솥밥을 먹고 있는데 박 대행은 “야구선수로, 인간으로 흠 잡을 데 없는 후배였다. 타자로서도 꾸준한 활약을 해줬고 특히 득점권에서 남다른 노림수로 상대를 괴롭히는 능력이 발군이었다. 범호와 함께 한 덕분에 우승의 영예도 함께 안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코치로, 감독대행으로 지켜본 이범호는 지도자로도 대성할 자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박 대행은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선수였기 때문에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였다. 범호가 팀에 해 준 역할을 고려하면 구단에서도 충분히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줬어야 했다. 틀림없이 지도자로도 존경받는 야구인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고생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범호는 선발 3루수 6번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범호가 선발 3루수로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해 10월 12일 광주 롯데전 이후 274일 만이다. 박 대행은 “뛰는 데 까지 뛰게 할 것”이라며 베테랑에게 마지막 예우를 다 할 것을 약속했다. 이범호는 “안타 치면 바꿔달라고 말씀드렸다. 만에 하나 홈런을 치면 한 타석 더 들어가고 싶은데, 한화 선발 투수인 서폴드가 나를 잘 모르니 노림수를 잘 둬봐야겠다”며 알듯 모를듯 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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