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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제리치는 오자마자 골을 넣었고 곧 완전체가 구성된다. 이제 준우승팀의 면모를 되찾는 일만 남았다.
경남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팀이다. 무엇보다 공격 쪽 보강이 확실하게 이뤄졌다. 지난 시즌 득점 2위 제리치를 강원으로부터 영입한 게 가장 큰 소득이다. 효과는 바로 나왔다. 제리치는 21라운드 제주전에서 킥오프 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경남 데뷔전에서 빠르게 득점포를 가동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제리치는 지난 시즌 경남의 준우승을 이끈 말컹과 유사한 스타일이다. 195㎝의 장신에 제공권이 탁월하고 몸싸움에 능숙하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의 강력한 슛도 일품이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제리치를 말컹처럼 활용해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경남은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후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네게바와 계약해지에도 합의했다. 대신 네게바와 비슷한 유형의 브라질 공격수 오스만 주니오르를 영입했다
(본지 7월20일 단독보도). 오스만은 최전방과 2선 중앙,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는 만능 자원이라 네게바가 빠진 자리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다. 김 감독 구상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에이스 쿠니모토도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쿠니모토는 이르면 30일 인천전, 늦어도 다음달 3일 상주전에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다른 외인 룩도 측면의 확실한 자원으로 부상했다. 경기력이 확실히 올랐고 최근 6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하고 있다. 외국인 쿼터 네 장을 꽉 채워 활용할 수 있게 된 경남은 후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공격 쪽 걱정은 덜었다. 관건은 수비 안정이다. 경남은 올시즌 22경기에서 25골을 넣었다. 화력이 나쁜 편은 아니다. 문제는 수비였다. 리그 최다인 42골을 허용했다. 수비가 여전히 불안한 감이 있지만 공격 보강이 자연스럽게 수비 조직력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비의 핵심 이광선을 센터백으로만 쓸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광선은 원래 중앙수비수지만 급할 땐 최전방으로 올라가 타깃맨 구실을 했다. 이로 인해 후반 막판에 수비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제리치가 최전방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광선도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알찬 영입이 가져온 일종의 나비효과다. 일단 스쿼드는 갖춰진 만큼 조직력만 회복되면 지난 시즌 준우승팀의 면모를 회복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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