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러프, 9회 1타점 적시타
2019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삼성 러프가 9회초 1사1,2루 중전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2019. 6. 12.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7회까지 8안타 2득점, 잔루 11개. 패색이 짙어지던 그 때, 삼성엔 다린 러프가 있었다.

삼성은 11일 대구 KIA전에서 러프의 역전 결승 3점포에 힘입어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4연패 늪에서 탈출한 삼성은 반등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5위 도약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의 끈도 이어갔다.

최근 차갑게 가라앉은 삼성 타선의 방망이는 이날 경기에서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7회까지 안타를 8개 뽑고도 득점은 단 2점에 그쳤다. 득점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충분히 점수를 더 뽑아낼 수 있는 상황이 찾아왔음에도 필요할 때 안타가 나오지 않아 답답함을 안겼다. 득점권에 나가있는 주자들도 홈을 밟지 못하고 허무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삼성은 번번히 득점 기회마다 소득없이 물러났다. 2회말 공격에서 2사 후 연속 2안타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강민호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점수를 내지 못했다. 4회부터 6회까지는 매 이닝 만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4회말 김동엽의 적시타와 김상수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2-3으로 뒤진 5회말에도 2사 만루에서 강민호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쳤고, 6회말엔 1사 만루 찬스에서 다린 러프가 삼진, 이원석이 3루수 땅볼로 돌아서면서 허무하게 이닝이 끝났다. 심각한 ‘변비 타선’이었다.

8회말에도 삼성은 주자 2명을 누상에 내보냈다. 1아웃 주자 1, 2루 상황에서 김헌곤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또 무득점으로 귀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전 4타석에서 안타가 없던 러프가 문경찬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 홈런을 뽑아내며 경기를 단숨에 역전시켰다. 꽉 막혔던 혈이 단숨에 뚫리는 순간이었다.

삼성이 4연패에 빠지는 동안 타선은 좀처럼 제 힘을 쏟지 못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타순을 조정해가면서 부진 탈출을 위해 힘썼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리 득점 찬스를 만들어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타선 침체와 함께 ‘여름성’의 위용도 온 데 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가을 야구도 멀어져갔다. 이날 경기마저 패한다면 사실상 희망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서 러프가 천금같은 홈런을 터뜨렸고, 승리로 연결됐다.

분위기 반전엔 성공했다. 하지만 여유는 없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타선이 살아나야 삼성도 산다. 침체됐던 삼성 타선이 러프의 홈런을 기점으로 되살아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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