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박주호
[스포츠서울] 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대표팀이 20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에스타포르테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는 가운데 키를 기준으로 팀을 나누던 중 최단신 이근호(왼쪽 두번째)가 박주호에게 가위바위보를 이기며 최단신의 불명예에서 벗어나고 있다. 2014. 6. 20. 이구아수(브라질)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홍명보호’의 훈련장에서 도토리 키재기가 펼쳐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이과수의 플라멩구 에스타포르테 훈련장에서 1시간30분간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은 스트레칭 이후 패싱게임으로 몸을 푼 뒤 미니게임에 돌입했다.

이 날은 회복에 중점을 둔 훈련이 진행돼 미니게임의 3개팀으로 나누는 것이 다소 특이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은 필드플레이어 18명을 키 순서대로 일렬로 세웠다. 키 순서에 따라 적절하게 팀을 배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순서를 정해서 줄을 서던 선수들 중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최단신을 의미하는 맨 앞자리에 서지 않겠다는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최단신 후보는 박주호 이근호 김보경 등 3명으로 좁혀졌다. 공식 프로필 상으로 세 선수의 신장은 박주호(176㎝) 이근호(177㎝) 김보경(178㎝) 순이다. 예상대로 김보경은 일찌감치 최단신 경쟁에서 벗어나 3번째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박주호와 이근호의 자존심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둘은 옥신각신하면서 맨 앞에 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홍명보 감독까지 나섰다. 홍 감독은 두 선수를 등지고 서게 한 다음 양쪽 머리 끝을 비교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우위를 점한 선수를 정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이근호와 박주호는 가장 손쉽게 승부를 가릴수 있는 ‘가위 바위 보’를 통해 대표팀 최단신을 결정하는 상황까지 왔다. 결과는 이근호의 승리. 승부가 갈리자 이근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고, 박주호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원통함을 내비쳤다. 러시아전 직후 확 달라진 대표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과수(브라질) |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