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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과연 이번에는 조금 다를까.
YG엔터테인먼트 전 수장 양현석과 빅뱅 전 멤버 승리(이승현)가 나란히 경찰 조사에 소환된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양현석과 승리는 28, 29일 각각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첩보를 듣고 수사를 시작했고, 양현석과 승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수십억원의 규모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달러를 빌리고 한국에서 원화로 갚는 일명 ‘환치기 수법’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추정,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 17일 경찰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압수수색, 자금 입출금 내역 등 유의미한 증거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더욱 이번 소환조사에 실리는 무게감이 크다.
승리와 양현석은 각각 28, 29일 이른 오전부터 조사해 늦게까지 받을 전망이다. 연이어 소환되는 두 사람이 포토라인에 서 입장을 밝힐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또 다른 혐의로 소환됐을 당시 취재진 앞에 섰던 승리와 달리 양현석은 취재진의 눈을 피해 조사에 임해온 만큼 더욱 이들의 소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승리는 클럽 ‘버닝썬’ 내 불법약물, 식품위생법 위반에 성매매, 성접대 혐의까지 손으로 꼽기도 모자를만큼 숱한 혐의를 받았음에도 구속수사를 피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양현석 역시 과거 동남아 재력가들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YG를 떠난 것 외에 실질적으로 수사가 진전되거나 혐의가 밝혀지지 않아 대중의 불신만 극에 이른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소환 조사가 의미가 있을지, 근원적인 궁금증마저 들게 하고 있다. 하지만 도박의 경우 자금의 흐름과 구체적인 정황이 확보된 상황이라 알려진 만큼,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기도 하다. 의도치 않게 매번 대중에게 실망을 안긴 수사당국이 이번엔 판을 뒤집을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특히 양현석과 승리는 묘한 닮은꼴 인연이다. 각종 논란이 있기 전 두 사람은 YG를 이끌어 가는 주축이었고, 사업에도 두각을 나타냈던 승리는 매번 캡틴 양현석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렇게 K컬처와 K팝을 이끌어가던 두 사람이 이제는 피의자로 전락해 나란히 경찰조사를 받게 된 형국이다. 점점 안좋은 쪽으로만 닮아가는 두 사람의 평행이론이 씁쓸할 지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승리는 피의자 구속심사 기각 이후 운동을 가는 등 늘 당당한 모습이지 않았나. 양현석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각종 조사만 반년 넘게 하고 있기에 유착의혹까지 불거지며 공분만 사고 있다”라며 “도박 혐의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아니다. 과거의 의혹들에 대해서도 명명백백 밝혀져야 수사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범죄 혐의가 있는지 여부가 구속수사를 받는지에 따라 결정되는건 아니다. 불구속 수사로 진행되더라도 수사당국이 이번에는 부디 혐의를 입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이들의 죄과가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을 통해 판가름나야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리고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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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포츠서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