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원 코로나 대표, “집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집 지어주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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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상용 가능한 건축용 3D프린터를 개발한 신동원(35) 코로나 대표는 1일 경기도 김포시 본사에서 “그동안 연구개발한 기술력으로 가난한 이들의 집 문제를 해결해 빚(주택 담보대출)이 없고 빛이 있는 행복한 가정들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코로나 제공

[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우리나라 집값은 왜 이렇게 비싼 걸까요. 서울 시내에 30평대 아파트 한 채가 15억원씩이나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저희가 개발한 3D프린터 기술로 전 세계에 집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예쁘고, 싸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집을 지어준다면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내 최초로 상용 가능한 건축용 3D프린터를 개발한 신동원(35) 코로나 대표는 1일 경기도 김포시 본사에서 “그동안 연구개발한 기술력으로 가난한 이들의 집 문제를 해결해 빚(주택 담보대출)이 없고 빛이 있는 행복한 가정들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실제 서울시에서 분양 중인 전용면적 19.83㎡(약 6평 가량) 원룸 한 채 가격이 3억원대 수준인데 이걸 3D프린터로 지으면 총 건축비용을 1000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 물론 땅값(지대비용)은 제외했을 때다.

신 대표는 이날 기자에게 공장 내부에 전시된 3D프린트 구조물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그는 우선 자사 기술력으로 20분 만에 제작한 2평 남짓한 황토찜질방에 대해 설명했다. 3D프린터에 시멘트를 부어 만든 국내 최초의 기술로 주택을 짓기 전 시도한 도전물이다. 이곳에는 하트 모양의 카페 겸 벤치, 빌딩 앞에 세울 각종 조형물들이 줄지어 있었다. 공장 한 켠에는 10평 규모의 실제 집을 짓고 있는 광경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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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지난해 6월 처음 참가한 ‘인사이드 3D프린팅’에서 건축용 3D프린터로서는 단독 출품으로 여러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았다. 제공 | 코로나

코로나가 개발한 가로·세로 6미터, 6미터 사이즈의 3D프린터 제조 장비는 한번에 3.5평짜리 구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는 “몇 년 간 무수한 테스트를 거쳐 표준치를 발견해 낸 독보적인 기술력이다”며 “더 높고 큰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더욱 큰 규모의 3D프린터 장비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3D프린트로 건축물을 제작한 건 코로나가 최초”라며 “기존의 거푸집을 사용하는 건축 방식에서 탈피해 시멘트를 직접 출력해 적층 방식으로 비대칭 선형의 대형 구조물을 단시간에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시멘트를 배합하면 적층하고 굳히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움이 따르는데 적층에 문제가 없도록 시멘트 출력물의 배합 비율을 적정하게 맞췄고, 첨가제 기술을 개발했다”며 “주택을 짓기 위한 초대형 3D프린터는 이동이 불편하다는 단점을 갖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동이 쉽고 출력이 간편한 건축용 3D프린트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제작한 구조물들은 국내외 각종 전시회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관람객들로부터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는 지난해 6월 처음 참가한 ‘인사이드 3D프린팅’에서 건축용 3D프린터로서는 단독 출품으로 여러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았다. 이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현대건설의 러브콜을 받았고, 해군사관학교가 주최하는 ‘해양방위산업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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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코로나 대표에 따르면 실제 서울시에서 분양 중인 전용면적 19.83㎡(약 6평 가량) 원룸 한 채 가격이 3억원 수준인데 이걸 3D프린터로 지으면 총 건축비용을 1000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 제공 | 코로나

◆ 3D프린터 강국 되기 위해선 정부 지원 절실

대학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선반&CNC 부문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획득한 신동원 대표가 3D프린터로 집을 짓겠다는 건축가의 비전을 품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신 대표는 “지금 세상은 인공지능(AI)이 일상화 되었고 로봇이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는 등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것들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변화되었지만 유일하게 집 짓는 기술은 자동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을 품고 개발을 시작했다”며 “3D프린터를 활용해 집을 지으면 건축 시 인건비가 줄고 위험한 곳에 사람이 투입되는 일을 막아 안전하게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장점을 이야기했다.

그가 3D프린팅 건축 기술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5년이었다. 그는 2년 만에 축적된 자동화 기술과 대학에서 로봇 전공을 통해 얻은 지식,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정밀 제어가 가능한 건축용 3D프린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초부터는 3D프린터 장비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출력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코로나는 3D프린터 분야에 뒤늦게 발을 들였지만 상당히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3D프린터 건축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에서도 기술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D프린터 건축 분야에서 대표적인 기업인 중국의 윈선그룹을 능가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데도 더욱 발전시킬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윈선그룹은 2015년 1월 3D프린터로 지은 아파트(전시용)를 완공해 전 세계 언론에 공개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정부와 큰 규모의 건축 사업 계약을 맺어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는 “윈선그룹의 3D프린팅 건축 기술력은 블록을 미리 출력해서 현장으로 옮겨가 조립하는 방식이다”며 “반면 코로나가 보유한 기술력은 집 한 채를 현장에서 바로 출력해서 만들어낼 수 있어 물리적 이동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실제 프랑스 낭트에는 지난해 6월부터 3D프린터로 지은 세계 첫 공동주택 ‘이누바’에 사람들이 입주해 살고 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대는 2023년까지 3D프린트로 임대주택 5채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 아이콘은 지난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60㎡(약 18평) 규모의 주택을 지었다. 이틀 만에 완공한 이 집은 프린트하는데 1만 달러(한화 약 1065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아이콘은 조만간 건축비용을 4000달러(한화 약 426만원)까지 낮추고 엘살바도르에 100채를 더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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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코로나 대표가 개발한 가로·세로 6미터, 6미터 사이즈의 3D프린터 제조 장비는 한번에 3.5평짜리 구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제공 | 코로나

◆ 전 세계 주택난·환경문제 동시 해결할 야심찬 프로젝트

신동원 대표가 이끌고 있는 코로나의 비전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이른다. 그의 꿈은 거주할 집 한 칸 없이 취약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더불어 국내 건설이나 토목 분야에서도 저비용으로 더욱 뛰어난 구조물을 만드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2~3년 후에는 30평대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그를 위해 올해까지 가로·세로 12미터 12미터 사이즈의 3D 프린터 장비를 제작할 계획입니다. 기계가 개발되면 우선 2층짜리 공동주택을 만들고, 수년 안에 8층짜리 아파트를 만들 수 있는 3D프린터를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더욱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기술과 그에 따른 투자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마땅한 투자자를 만나지 못했다. 국내 내로라하는 건설사와 공기업, 연구소와 대학 등이 협업을 요청했고, 투자하겠다고 나섰지만 협약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신 대표는 “수십 억 원을 제시하면서 특허기술을 빼가려는 건설사도 만났고, 정치에 이용하려는 국회의원도 있었다”며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훌륭한 기술력을 가지면 육성해서 큰 기업으로 키워주기 보단 기술력만 빼내가려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국내 투자자들의 손을 뿌리치고 지난해 캐나다 자본을 투자 유치해 현지 법인 코로나 테크를 설립했다.

그는 “3D프린터 기술로 집을 짓게 되면 건축 폐기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며 “지난해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면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확신했다. 이어 “전 세계 집 없는 이들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가 지속가능한 모델로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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