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공효진이 김래원에 대해 말했다.

공효진은 현재 방송 중인 KBS2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과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김한결 감독)에 출연하며, 그야말로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효진의 ‘열일’에 대중도 응답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시청률 10%를 가뿐히 넘기며 인기를 얻고 있고, ‘가장 보통의 연애’ 역시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경북 포항에서 ‘동백꽃 필 무렵’을 촬영하고 있는 공효진이지만, 영화 홍보를 위해 촬영을 마친 뒤 비행기를 타고 바쁘게 서울로 와 일정을 소화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힘든 일정이지만 미소를 잃지 않은 공효진은 혹여나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블루투스 마이크를 들고 인터뷰 현장에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블리’라는 사랑스러운 별명 그 자체가 공효진이었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속 재훈(김래원 분)은 옛 연인을 잊지 못하고, 순수한 성격의 남자다. 어떻게 생각하나?

귀여워요. 지질함 보다는 너무 잘 못 감추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그런 남자가 별로 없지 않나요. 친구들끼리도 서로 포장하기 바쁘더라고요. 저는 재훈 같은 남자는 오히려 속이 다 보여서 싫지 않아요. 사람이 빈 틈 있는 것이 좋아요.

-할 말 다 하고, 시원한 성격의 캐릭터 선영과 공효진의 비슷한 점도 있는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뒤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부분이 달라요. 전 남자친구에 대한 일을 오래 생각하고, 갚아주고 싶어하는 부분이 다른 것 같아요. 전 이상하게 뒤끝이 없어서 시간이 지나면 ‘왜 싸웠지?’, ‘뭐 때문에 화가 났지?’ 이래요. 기억이 안나요.

-선영은 초면에 반말하는 상사에게 같이 반말을 하고,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캐릭터다. 공감가는 대사가 있었나?

정말 속 시원했어요. 많은 분들도 저처럼 속이 시원할까 생각했어요. 재훈에게 반말로 맞서는 장면도 사실 꿈에서나 할 수 있는 모습인데 재밌는 부분이 있어서 판타지적 희열이 있었습니다.

공효진
배우 공효진. 사진 | NEW 제공

-‘가장 보통의 연애’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고 출연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장면 배치나 구성이 아주 적절했어요. 처음 시작 부분도 재밌었고, 그냥 남자와 여자가 만나 ‘썸’타고 두 사람이 술을 먹는 얘기라 하면 궁금하지 않나요? 그 얘기가 너무 재밌었어요. 완성본도 너무 재밌게 봤어요. 요즘은 관객에 대한 배려심이 많은 엔딩도 있는데 저는 배려심 없는 엔딩을 좋아해요. 칼 같이 딱 자르는 엔딩이 좋아요. 정확하게 알고 싶어하는 취향 때문인가? ‘가장 보통의 연애’는 엔딩이 깔끔해서 좋아요.

-그동안 선보인 로맨스 연기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연기에 중점을 둔 것은?

그동안은 제가 온기 넘치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화도 많고, 정이 많아서 따뜻하고, 착한 캐릭터를 해왔다면 ‘가장 보통의 연애’는 냉기만 남은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끝까지 냉기만 남은 캐릭터로 끌고 가려 했는데, 촬영하면서도 ‘너무 그런가?’ 싶었어요. 여러 우려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영화 속 이야기가 내 얘기가 아닌, 내 친구 얘기라 말할 수 있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재밌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김래원과 MBC 드라마 ‘눈사람’ 이후 16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어땠는지?

지금의 저만을 알았다면 오히려 연기하기 더 편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어렸을 때 모습을 다 아니 그 때보다 더 나은 모습이어야 했어요. 그래서 좀 더 잘 해보이기 위해 진지하게 했습니다. 래원 씨는 워낙 잘 하는데 저는 허점을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진지하게 임하고 좀 더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하는 이유였던 것 같아요.

-김래원은 어떤 사람 같은가?

래원 씨는 정말 진지해요. 누구를 사랑한다면 정말 업도 다닐 것 같은 타입입니다.(웃음) 전작에서 남자 분들과 강인한 모습을 연기했다가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오랜만에 멜로를 하니 뭉실뭉실 했나봐요. 아무래도 제가 그 친구를 더 편안하게 도와줬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작사 대표님도, 감독님도, 저도 모두 여자들이라 쑥스러워 했어요.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의 ‘취중 연기’가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래원 씨는 진짜 만취된 연기를 해야 해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는 취해있는 척을 해야 했죠. 취중 연기는 아무래도 얼굴을 불그스름하게 만들고, 머리가 흐트러져 있으면 좀 취해보여요. 저는 취하면 똑같아요. 집에 가는 성향입니다. 술 마시면 눕고 싶고, 머리가 띵해요. 술을 잘 못 먹으니 남들의 취한 모습을 보기 힘들더라고요.

-‘가장 보통의 연애’로 어떤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까?

다른 작품에서 많이 나오는 예쁘고, 미화된 연애가 아닌 진짜 흑역사만 나열한 것 같은 얘기여서 재밌는 것 같아요. 평생 연애를 통틀어 있을 법한 이야기 아닌가요? “자니?”, “뭐해?” 이런 메시지를 보내거나 차단 확인 방법, 읽음 표시인 ‘1’이 지워졌는지 아닌지 모두들 알아보지 않나요. 저도 그런 적 있어요. 그런 점에서 우리 이야기가 미화된 부분이 하나도 없어서 맘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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