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여의도 잡담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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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금융가 직장인들이 14일 오후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정장 입은 모습을 찾기 어렵다. 사진 | 유경아 기자

[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귀걸이나 머리 망, 정장의 색깔을 가지고도 규정이 있어 인사고과에 반영이 됐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면접 분위기도 ‘캐주얼’로 가고 있다.”

금융권의 하반기 공개 채용이 한창인 가운데 올해도 금융가에는 ‘정장 금지령’이 내려졌다. 딱딱한 분위기와 군대식 면접에서 벗어나기 위한 금융가의 노력이다. 국내 은행권은 다른 업권에 비해 조직문화, 복장 등에서 유달리 보수적이었는데 이제 ‘정장 금지령’은 일반 행원들을 넘어 채용 시장에까지 번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달까지 하반기 공채 서류 접수를 받고, 이달 중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지난 12~13일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이 각각 필기시험을 치렀다. 오는 19일에는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27일에는 NH농협은행이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시험을 치른 구직자들은 향후 진행될 면접 시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일부 은행에서 ‘정장 지양’ 또는 ‘정장 금지’가 내려졌기 때문. 입행 지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非) 캐주얼’이면서도 ‘정장’은 아닌 복장이 무엇인지를 두고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밝은 컬러의 셔츠나 가벼운 니트 상의와 슬랙스가 ‘베스트 코디’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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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중 가장 처음으로 ‘365일 노타이(No-Tie)’를 선언한 KEB하나은행 직원들이 노타이 차림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 | KEB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처음으로 ‘365일 노타이(No-Tie)’를 선언했다.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조성, 미래지향적인 혁신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함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 공채 면접 시 ‘정장 금지’와 같은 별도 복장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정장 차림 등 엄격한 복장 규정이 별도로 있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면접은 물론이고, 행원들에게도 귀걸이가 몇 센티미터(㎝)인지 검사하곤 했다”면서 “어떤 행원은 귀걸이 길이가 너무 길다고 눈물이 나도록 혼이 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으로 바뀌고, 일주일 중 하루는 캐주얼 데이를 갖기도 한다. 넥타이도 잘 하지 않고 다니는 분위기로 바뀐지는 꽤 됐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면접 시 신는 구두 굽에도 규정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어떤 구두를 신든, 어떤 복장을 하든 “단정하기만 하면 된다”는 분위기다.

yook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