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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삼성생명 본사. 사진|김혜리 기자

[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독립법인대리점(GA)업계가 보험사의 자회사형 GA에 대해 ‘무늬만 GA’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험백화점’이라 할 GA의 장점 대신 대부분 모회사의 상품을 판매해 수수료를 가져가는 영업 방식을 문제 삼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에서 자회사로 두고 있는 자사형 GA들의 매출액 대부분은 모회사에서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의 지난해 매출액 500억3499만원 중 499억1606만원(99%)은 삼성생명으로부터 받은 수수료였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도 317억3017만원 중 삼성화재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317억1829만원에 달했다.

한화금융에셋과 한화라이프에셋도 같은 처지였다. 한화금융에셋의 전체 매출액(121억3800만원) 중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으로부터 얻은 수익은 각각 111억300만원, 3억800만원이었다. 한화라이프에셋도 매출액(336억4400만원) 대부분이 한화생명(321억2400만원), 한화손보(3억400만원)로부터 기인했다.

GA란 보험사 한 곳에 속하지 않고 여러 회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을 말한다. GA 소속 설계사는 보험사 전속설계사와 달리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에게 여러 상품을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다.

GA설계사는 전속설계사보다 높은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높은 시책(특별수당)과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GA설계사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GA설계사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보험사 소속 설계사 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또 같은 기간 GA를 통해 체결한 신계약은 1318만건으로, 전년 대비 293만건(28.6%) 증가했다. 규모나 실적면에서 GA는 보험업계 주류로 올라선 분위기다.

GA의 성장세에 보험사는 ‘자사형 GA’를 설립하고 나섰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2015년부터 삼성생명금융서비스, 한화금융에셋·한화라이프에셋,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삼성화재금융서비스, DB금융서비스·DBMnS, 메리츠금융서비스 등을 만들었다. 전속설계사의 GA 이탈 방지와 사업채널 다각화를 위한 복안이지만, 아직은 ‘우물안 개구리’ 신세다.

GA업계 관계자는 “‘GA’라는 명칭을 잘 모르는 고객들은 ‘다른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며 판매하는 집단이 있는데, 전속설계사는 해당 보험사의 상품만을 팔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인식할 수 있다”며 “보험사가 자사형 GA를 설립해, 다양한 상품을 갖춘 가운데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 고객이 객관적으로 상품을 고른다는 GA의 취지에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리기자 kooill9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