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국내 1위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인자산운용의 환매 차질액이 최대 1조3363억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14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머리를 숙이고 투자금 상환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쉽게 사라지질 않을 전망이다.

원 대표는 이날 “지금까지 누적 8466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 55개의 환매를 중단했다. 1차 환매 중단 대상 펀드는 6030억원 규모. 14일 2차로 38개 펀드, 2436억원의 규모의 환매가 중단됐다.

만기 시 상환금 일부가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56개, 4897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펀드별 미지급금 현황은 모펀드 기준으로 사모채권형 펀드인 플로투-FI D-1호가 2046억원, 메자닌형 펀드인 테티스 2호가 382억원, 무역금융형 펀드인 플루토-TF 1호가 467억원이다.

원 대표는 “메자닌 중 코스닥벤처펀드 1770억원 규모는 만기 상황에 따라 환매 연기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매 연기 금액 범위는 1조1539억원에서 1조3363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날 투자금 상환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발표했다. 환매 중단된 사모사채형 펀드와 메자닌형 펀드가 내년 연말에 이르면 70%까지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무역펀드 상환의 경우, 손실에 대한 30% 구조화 방법 때문에 60%는 2년 8개월 후에, 나머지 40%는 4년 8개월 후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이날 상환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라임자산운용은 올해 7월 운용자산 6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로 성장했다. 이번 환매 중지 사태로 운용자산이 4조8147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국내 대표적인 헤지펀드 운용사로 위치를 지키고 있다.

1위 헤지펀드 운용사가 신뢰를 잃었다는 점은 헤지펀드 운용업 뿐만 아니라 유관 업종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 역시 관련 시장에 대한 제도 보완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악의 경우 사모펀드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원 대표가 이날 “투자금을 원래 계획대로 돌려드리지 못한 점, 판매사와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를 저하한 점 등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사과드린다”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불안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을 통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메자닌 투자를 포함한 헤지펀드 제도개선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자닌 자산에 대한 의무투자를 규정한 코스닥벤처펀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문제가 된 펀드 중 하나인 메자닌 펀드의 경우,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으로 판매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 펀드의 특성 상 만기가 3년인 데다 조기상환 가능 시점이 1년~1년 6개월 정도로 길어 유동화가 쉽지 않다.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사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관련기사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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