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예상대로 부진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장기 인보험 비중을 늘리고 있는 메리츠화재만 실적을 공개한 손보사 중 유일하게 낙제점을 면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 ‘빅3’라고 불리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3분의 1가량 쪼그라들었다. 3사 모두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이 줄어든 모습을 보이며 증권사가 내놓은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삼성화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34% 줄어든 585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삼성물산 주식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 탓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두 계열사의 주식을 매각해 세전이익 기준 183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거뒀다.
삼성화재의 매출액은 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4조1109억원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33.4% 줄어든 8592억9800만원이다.
현대해상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723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28.3% 줄었다. 매출액은 3조3467억원으로 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46억원으로 20.7% 감소했다.
DB손해보험의 3분기 당기순이익도 같은기간 19.2% 줄어든 12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6.2% 늘어난 3조261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3.1%나 줄어든 1719억원이었다.
이밖에 한화손해보험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5.8% 줄어든 14억원, 흥국화재는 59.8% 줄어든 90억원의 순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 고공행진’ 메리츠화재…‘장기 인보험’ 효자
메리츠화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8% 불어난 2127억원,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9%, 3.0% 오른 5조8849억, 2925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올해 1~3분기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 성장에 따른 추가상각의 부담을 이겨내고 본질 이익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수익성이 좋은 장기 인보험을 중심으로 사업 저변을 넓혀 왔다. 이런 이유로 손보업계 전체를 관통하는 자동차보험발 악재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손해율은 업계 전반적으로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메리츠화재는 지금까지 우량고객 위주의 영업 덕분에 타사보다 낮은 손해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4분기까지 월 150억원 수준의 인보험 신계약이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순이익은 2725억원으로 작년보다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혜리기자 kooill9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