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이한 ‘국가대표 록밴드’ YB(박태희·베이스, 허준·기타, 윤도현·보컬, 김진원·드럼, 스캇 할로웰·기타)는 최근 6년만의 정규 앨범인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를 발매하고 ‘딴짓거리(feat. Soul of Superorganism)’, ‘생일’, ‘나는 상수역이 좋다’ 등 총 3곡의 타이틀곡으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1일 쇼케이스를 통해 앨범 발매를 알린 YB는 지난 8일 기자들과 다시 만나 앨범은 물론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윤도현은 “‘음악치료사’라는 댓글을 봤는데 그 분의 삶에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처럼 들려서 좋았다. 팬들의 반응에 힘을 얻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앨범 나온지 한달이지만 다른 가수들과 비교한다면 우리는 길게 활동해야 하기에 어제 나온 것과 같다”며 입을 열었다.

YB는 이례적으로 트리플 타이틀곡을 내세웠을 뿐만 아니라 전곡 뮤직비디오 제작한다. 윤도현은 “수익을 투자하는 것이 마땅하다. 여섯 곡에 대한 제작은 끝났는데 몇년이 걸려도 하려고 한다. 영상과 음악이 같이 잘 조화가 됐을때 전달이 좋다는 판단을 했는데 다른 것을 절약해서도 영상물을 제작해보고자 한다. 뮤직비디오, 라이브, 버스킹 등을 업로드 하고 팬분들과 공연과 영상콘텐츠로 소통하려고 한다”고 기대했다.

정규 10집은 과거 앨범들과 달리 채우기 보다는 비워내는 방식으로 탄생했다. 윤도현은 “록 음악이지만 스페이스가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신경썼다. 처음으로 많이 채웠다가 걷어내는 방식을 했다. 빼고나면 어색하고 부족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비우는 것과 부족한 것과는 차이가 있는다. 그것을 절충하는 것이 관건이고 주요했다. 연주를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부분이 많더라. 공간이 주는 숨이 쉬어지는 느낌을 곡마다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김진원도 “기본적인 사운드 작업에서 드럼 베이스도 힘을 빼고 따뜻하게 했다. 요즘 나조차도 음악을 인이러로 세밀하게 듣는데 거슬리고나 빡빡하게 들리기 보다 포근한 톤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도현을 제외하면 멤버로는 박태희가 타이틀곡 ‘나는 상수역이 좋다’와 수록곡 ‘거짓’의 작사·작곡을 맡았다. 윤도현은 “태희형이 쓰는 곡의 감성이 좀 다르다. 한국음악의 감성을 좋아해서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옛스러울 수 있는데 오래된 팬에는 선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자꾸 부르고 싶게 된다”면서 만족했다.

박태희는 “박태희-들국화, 산울림 형님들의 곡도 이런 것이 있는데 어떤 드럼, 기타리프 그리고 보컬이 어떻게 화성으로 풀어내는지 다르다. 밴드에서는 누가 곡을 썼다기보다 어떤 곡을 할때 각자 도드러지는 것이 있다. 대중적인 것도 있고 락마니아에게 다가가는 곡이 있는데 그게 바로 밴드만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김진원도 “‘좋다 안좋다’ ‘하자 하지 말자’ 판단이 설때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나조차도 번복되는 경우도 있다. 밴드는 하나의 작은사회다. 우리도 25년이 된 작은 사회인데 이런 것이 무대에 녹아져 나온다”고 입을 보탰다.

YB (2)

YB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많이 싸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박태희는 “역대급으로 피크를 쳤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만의 비극도 극단적으로 표현됐는데 처절했고 서로에게 솔직해서 감사했다”고 했고 윤도현은 “위기가 있었는데 힘들었지만 그 위기 때문에 이런 앨범이 나온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음악을 대하는 멤버들의 입장이 솔직했기에 치열할 수 밖에 없었고 다툼이 있었다. 결국 앨범이 나왔을때 기적 같았다”고 밝혔다.

YB는 정규 10집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넘는 음악으로 자신들의 진화를 담아내는 동시에 여전히 현실에 대해 날 선 자세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YB는 정규 10집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넘는 음악으로 자신들의 진화를 담아내는 동시에 여전히 현실에 대해 날 선 자세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윤도현은 “우리의 삶이 과거와 달라졌고 전보다 편하게 음악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지만 음악을 만들때는 우리가 가진 최악의 상태를 끄집어 내는 것 같다. 이 시대 사는 어떤 사람도 내가 마주하는 것에 대해, 화라기보단, 절망적인 것이 있는 것 같다”고 했고 허준은 “후배들이 요즘 음악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면 ‘항상 벼랑끝에 있다’고 한다. 똑같이 힘들고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태희는 “‘거짓’은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 옳고 그름에 판단을 해야 하는데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한 어떤 미디어와 삶 속에 공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에 중요성을 담았다”면서 “절망을 넘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여서 그래도 나가볼까 하는 희망이 있다. ‘거짓’에 ‘꽃다운 향기를 가진 그대의 삶을 기억해’라는 코러스가 있는데 김구 선생이 남긴 ‘유방백세(流芳百世· 꽃다운 향기여, 영원하라)’와 같이 한사람의 죽음이 헛되이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 음악을 듣는 분들은 우리의 태도·자세·방향성을 알고 있다. 우리는 오늘을 노래하는 나그네 같다. 구체적인 답은 우리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판단한다. 언제든지 틀리면 바뀔 수 있다. 막연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틀리고 맞다가 아니라 같이 한번 가 볼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준 역시 “개인적인 생각은 음악이나 삶은 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쓸려 간다. 지금보다 바른길인지는 모르지만 어딘가로 갈려고 노력하는것이 음악하는 사람의 숙명인 것 같다. 그만두기전까지는 그렇게 살아야 하고 그렇게 살고 싶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김진원은 “10집인데 앞서 앨범이 반복되면서 전에 한 음악과 할 음악에 대한 고민이 있고 걸러진 상태가 10집이다. 음악적인 것뿐만아니라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 사회에 비쳐질때 그 안에서 깨져서 걸린것이 10집이다. 지금 YB가 처해 있는 상황이나 마음가짐, 감정을 담아냈다”고 했다.

한편 YB는 30일과 12월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를 개최한다. 윤도현은 “영상과 무대를 완벽하게 만들고 싶어 몇달전부터 영상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스탠딩석이 많다 보니 거기에 걸맞는 세트리스트도 짜고 있다”며 “특히 스페셜 게스트로 스매싱 펌킨스의 기타리스트 제프 슈뢰더가 함께 한다. 이번 앨범 참여한 ‘야간마차’에 무대 뿐만 아니라 자신의 프로젝트팀과 오프닝 공연도 한다. 2년전에는 스매싱 펌킨스 미국 공연때 우리가 오프닝을 했는데 이번 공연에서 우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디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