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펀딩_아이콘택트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MBC ‘같이 펀딩’과 채널A ‘아이콘택트’. 착한 두 예능이 시청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수놓고 있다.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으면서 방송 3사는 드라마 제작을 일시 중단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공백을 예능이 메우면서 예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각기 나름의 색깔을 지닌 예능이 탄생하고 있지만, 포맷이 묘하게 겹치며 기시감을 지닌 예능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성을 추구하고 시청자의 선행 참여까지 유도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색다른 성격의 ‘착한’ 예능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같이 펀딩’과 ‘아이콘택트’가 그 주인공이다.

‘같이 펀딩’은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포맷을 도입한 예능이었다.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시청자도 공유하고 펀딩으로 참여하며 함께 실현하게 한다는 취지로 김태호 PD의 컴백작이라 더욱 큰 기대를 모았던 바. 생소한 포맷이었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지난 17일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같이펀딩

‘같이 펀딩’은 태극기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유준상의 태극기함 프로젝트를 포함해 태풍 피해로 시름에 빠진 농가를 구하기 위한 장도연의 같이 사과 프로젝트 등 총 다섯 개의 프로젝트로 시청자들과 함께 했다. 특히 유준상은 태극기함을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기획, 제작하는 등 전 과정에 참여하며 더욱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홈쇼핑에 출연해 태극기함 1만 개를 판매하며 매진시켰고 일련의 과정에서 국가의 존재감과 무게도 상기시켰다.

마지막 회에 공개된 모든 프로젝트의 총 펀딩 금액은 약 26억 원었다.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같이의 의미 그리고 선한 영향력이 모였을 때의 힘이 입증된 결과였다. 펀딩 수익은 독립유공자 후손과 환경보호 단체를 위해 기부되거나 청각장애우를 위한 인공 달팽이관 수술비로 지원되는 등 전액 좋은 일에 쓰인다. 이처럼 ‘같이 펀딩’은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고 시즌2를 예고하며 훈훈하게 퇴장했다.

지난 8월 ‘아이콘택트’는 침묵 예능이라는 신선한 콘셉트로 출격했다. 출연자들이 눈맞춤으로 의중을 읽고자 노력한 후 진심을 털어놓는 과정을 담는다. 이 역시 예능에서 접하기 낯선 광경었지만 눈 맞춤만으로 교감이 가능하고 이 진심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진다는 기획 의도를 점점 인정받고 있다.

아이콘택트

특히 한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故) 김민식 군의 부모가 지난 18일 출연해 깊은 울림을 남겼다. 김군 부모는 눈맞춤 후 서로에게 “많이 힘들지?”등의 대화로 아들을 보내야만 했던 상처를 어루만졌다. 김군 부모는 스쿨존에 과속 단속 카메라 등 설치를 의무화하고 스쿨존 내 사망사고 가해자는 가중처벌해달라는 내용의 민식이법 통과를 촉구하던 터였다. 부부의 진심 어린 눈 맞춤과 호소로 이 사실 또한 다시금 환기됐고 방송 이후 민식이법 통과를 염원하는 대중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아이콘택트’ MC 하하를 비롯해 별, 선예, 가희 등 스타들도 관련법 촉구를 호소하는 글을 SNS에 올려 관심이 지속되도록 영향력을 이어갔다.

이처럼 두 프로그램은 예능이라 해서 단지 웃음만 전하는 특성이 아닌, 선한 메시지를 담으며 예능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예능 방송 관계자는 “과거 예능은 그저 웃고 즐기는 일상의 탈피 정도에서 그쳤다면, 이제는 나름의 가치를 추구하고 시청자들의 기억에 진정성과 공감, 교훈의 의미를 줄 수 있도록 진화했다. 치열한 경쟁이 착한 예능을 내놓게 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셈”이라고 내다봤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MBC, 채널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