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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왼쪽) 감독과 박항서 감독. 출처 | 상하이 선화 제공,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한국 축구가 선수뿐 아니라 지도자까지 해외 진출에 성공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최강희 감독 역시 중국 프로팀 상하이 선화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에 따라 후발 주자들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전무하다고 말할 수 있던 지난 2000년대 중반 박지성의 성공으로 진입 장벽이 높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문턱도 낮아졌다.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 조원희(위건), 이청용(볼턴, 크리스털 팰리스), 지동원(선덜랜드), 박주영(아스널)에 현 손흥민(토트넘)까지 후발 주자들의 진출이 이뤄졌다.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로 우뚝섰다.

지도자의 해외 진출도 선구자가 개척하고 후발 주자들이 따라가는 형태다. 그동안 동아시아에 한정됐던 지도자의 해외 진출이 동남아 지역으로 확장됐고, 박항서 감독이 성공을 이뤘다. 2002 한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 코치진으로 함께했던 정해성 감독 역시 후발 주자로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 호치민시티 지휘봉을 잡고 이번 시즌 준우승을 거뒀다. 대개 우승팀에서 차지하는 ‘V리그 올해의 감독상’ 마저 정 감독의 품으로 돌아갔다. 중국으로 떠난 최강희 감독 역시 상하이 선화를 이끌고 중국 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편승해 중국 갑급리그(2부) 산시 창안의 사령탑에 김봉길 감독이 앉았고, 앞서 충칭 리판을 지휘한 적 있는 장외룡 감독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신태용 감독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사령탑부터 중국 2부 선전 등 복수의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상황이다.

한국 지도자들의 아시아 진출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이 모두 ‘성공’으로 이어진 게 아닌 만큼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베트남에서 ‘실패 없는 성공가도’를 달리는 박 감독 역시 이 점을 주의해야할 점으로 꼽았다. 박 감독은 “동남아 어느 나라를 가든 타국에서 감독을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많다”며 “소통과 관습,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의 말은 K리그 프로팀부터 각급 대표팀을 맡아 지도력을 인정받은 후배 신 감독을 향한 말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뒤를 따르는 후발주자들을 위한 말이기도 했다. 특히 그는 성공을 위해선 돈이 아닌 목표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감독은 “개인으로 보면 금전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곳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