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우리은행 박지현, 패스!
우리은행 박지현이 26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진행된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패스를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다재다능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쓴다. 가드부터 센터까지 어떤 자리든 맞춤 옷을 입은 것처럼 활약한다. 고교시절부터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인 박지현(20·아산 우리은행) 얘기다.

시즌을 치를수록 성장세가 눈에 띈다. 소속팀인 우리은행에서도 이른바 ‘롤 플레이어’로 각광 받고 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성장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며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2018~2019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박지현은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도 15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32분 가량 뛰고 있다. 호화멤버에 ‘왕조’로 불리는 팀에서 고졸 2년차가 주전을 꿰찬 것부터가 기적이다. 경기당 평균 6.6점 3.5도움 5리바운드에 가로채기를 1.3개나 하고 있다. 이제 약관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수치다.

숭의여고 재학시절 때 이미 ‘탈 고교급 선수’로 각광 받았다. 청주 국민은행 박지수와 함께 한국 여자농구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꼽혔다. 고교 때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국제경험을 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마추어 때부터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아 기술 완성도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지만 진짜 놀랄만 한 일은 타고난 센스다. 유로스텝과 페이크 동작, 상대 허를 찌르는 어시스트는 타고난 감각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위 감독도 “유로스텝은 가르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가드이지만 신장이 183㎝라 웬만한 팀에서는 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높이다. 외국인 선수 틈속에서도 빈공간을 찾아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기술도 빼어나다. 볼컨트롤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팔방미인으로 불린다. 체력만 보완하면 전주원 이미선을 잇는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할 재목이다.

이제 프로에서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 성장의 끝이 어디일지 짐작하기 어렵다. 2020년대 여자프로농구는 박지현의 시대가 될 것으로 믿지 않는 이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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