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기반 튼튼·시민 행복’ 공약 실천 위해 스포츠의학 30년 역량 총동원삼성서울병원 개원 등 풍부한 경험들이 민간 최초 체육회 운영에 밑거름 될 것현재 운동시설 미흡한 통합관리서 착안, ‘따릉이’같은 공유플랫폼 도입 활용도 ↑불안한 예산문제, 재단화 추진으로 해결…국가·서울시 자원 끌어오는데 설득 자신개혁보다는 변화 중심 사무국 운영 모색, 안정된 환경·효율적인 업무 지원 나설 것
박원하
박원하 서울시체육회장 후보자가 7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 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스포츠를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30여 년 간 스포츠선수로, 스포츠의학 전문가로 최선을 다했다. 스포츠가 좋아 불모지였던 스포츠의학계에 뛰어들었고, 대한민국 체육계에 이바지했다고 감히 자부한다. ‘사람 중심, 기반 튼튼, 시민 행복’이라는 공약 현실화를 위해 전문지식, 노하우를 총동원할 차례다. 서울(특별)시체육회장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알고 있다. 내 사명과 헌신의 시계는 이제 시작됐다.”

그동안 지방체육회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체육회장을 맡아온 것이 그 일례. 하지만 정치와 체육의 엄격한 분리를 꾀하는 국민체육진흥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지자체장 및 의원의 지방체육회장 겸직이 금지됐고 이달 내 지방체육회 수장은 모두 민간인으로 변경된다.

민간인을 체육회장으로 선출하는 역사적인 첫 선거는 오는 15일 전국에서 열린다. 서울시체육회장 선거의 경우 15일 오후 3시 서울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직접투표(1인1표)로 진행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스포츠의학 최고 권위자 박원하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서울시체육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예산확충을 통한 공유스포츠 플랫폼 서비스 도입,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상생으로 건강한 체육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박원하 서울시체육회장 후보를 지난 7일 서울시 용두동에 위치한 동대문구 체육회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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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하 후보가 동대문구체육회에 방문해 현장의 민원을 듣고 소통하고 있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첫 민선 서울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각오와 포부는?

주변에서 이해와 응원을 많이 보내왔다. 긍정적인 조언을 들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과거 스포츠는 운동선수, 소위 엘리트(전문체육인) 전문 영역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실생활에서 건강과 즐거움을 위해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상생하는 도시, 시민들이 스포츠를 통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다. 다른 지역 회장들과도 유기적으로 협력해 좋은 발전방안을 찾아내겠다.

-의대 교수가 서울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점이 이례적이다.

대한민국 스포츠의학 1세대로서 스포츠의학에 30여 년간 몸담았다. 국제대회(올림픽·아시안게임)에서 프로선수들의 부상치료와 재활에 힘써왔다. 의사가 아닌 스포츠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스포츠 영역에 이바지하고 싶었다. 성균관대 학생들을 가르치고 삼성서울병원 개원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사람을 뽑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병원 기틀을 마련한 일련의 경험이 서울시체육회장직 수행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안정적인 길을 버리고 스포츠의학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스키가 좋아 의대 시절 스키부를 창설해 주장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대회도 참가했다. 스포츠에 큰 매력을 느끼면서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스포츠의학계에 뛰어들었다. 스포츠의학은 스포츠와 인체의 관계를 연구해 스포츠인들의 부상치료·예방·재활을 다루는 학문이다. 수익이 적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랐지만 일하는 매 순간 스포츠와 함께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꼈다. 지금도 수영·자전거·골프를 꾸준히 하고 있다.

-공유스포츠 플랫폼이 무엇인가. 구체적인 계획도 알려달라.

스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설확충과 여론환기가 필수적이다. 현재 운동시설에 대한 통합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스포츠 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따릉이 같은 플랫폼을 도입할 것이다. 또 인센티브나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운동하는 시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보험사에서 운동하는 회원의 보험료를 인하해주는 것처럼 서울시에서 시민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통합 프로그램도 모색 중이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상생을 꿈꾼다고.

스포츠라는 하나의 큰 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둘이 대립하지 않고 상생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나를 포함해 18명으로 시작한 대한스포츠의학회가 발전과정에서 양분될뻔한 위기가 있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중재 역할을 열심히 했고 결국 회원 수 2000명에 육박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경험이 두 분야의 통합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의학을 발전시킨 노하우로 대한민국 체육계의 부흥을 이루겠다.

-임기내 산적한 다양한 시험과 난관, 장애가 있다. 특히 서울시체육회의 민간이양에 따라 예산 지원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서울시장이 체육회장직을 수행했기 때문에 예산편성에 용이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서울시체육회가 개인의 기부와 액수에 따라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의회 사람들을 설득해 국가와 서울시의 지원을 충분히 끌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감정이 아닌 이성과 논리로 설득할 자신 있다.

-전임자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민간인 후임자로서 예상 가능한 변화상은.

더욱 많은 시간을 밀도 있게 할애해 문제점을 개선하겠다. 체육회 식구들과 산하 종목자들의 의견을 균형있게 취합해 개혁이 아닌 변화의 방안을 모색하겠다.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서울시체육회 임직원을 만났다. 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효율적인 스포츠업무를 실행해 시민건강을 도모할 수 있도록 예산확충 및 제도·처우개선을 약속한다.

-예산 문제 해결을 위한 부서 신설 의지를 피력했다.

재단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가와 서울시의 재원으로 유지돼야 하지만 재정적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스포츠재단 설립은 필수불가결하다. 서울스포츠재단(가칭) 설립을 통해 직원이 행복하고 시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체육회 수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certain@sportsseoul.com

◆박원하 프로필

-성균관의과대학 교수, 삼성서울병원 전문의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커미션닥터

-한국여자프로골프연맹(KLPGA) 반도핑위원장

-대한프로축구협회(K-League) 의무위원

●주요 경력

-1984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85~1988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원

-1990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원 의학 석·박사 수료

-1990~1994년 한국체육대학교 조교수

-1991년 대한스키협회 이사

-1992년 서울시 골프협회 이사

-1994년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장

-1997~2019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

-1999 스포츠의학 분과 전문의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한국선수단 의무위원장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한국선수단 의무위원장

-2012년 런던올림픽 한국선수단 의무위원장

-2012~2013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의무분과 위원장

-2013~2015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