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이제는 예능도 ‘찐’의 시대다.

예능이라 하면 상황이 주어져있고 그에 따른 미션 정도를 수행하는 콘텐츠라 생각할 수 있지만, 채널과 콘텐츠, 소비층이 다양해 지면서 갈수록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수년전부터는 ‘리얼 예능’의 시대가 시작됐다. 스타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거나, 큰 틀만 짜여져 있을 뿐 예능형 게임이나 토크가 빠진 ‘내추럴’ 콘텐츠인 것. 최근 KBS2 ‘해피투게더4’에 출연한 아유미는 “정말 오랜만에 한국 예능에 나왔는데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카메라를 쳐다 보고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고 달라진 환경에 어색하기도 했다”며 달라진 트렌드에 대해 언급했다.

새로운 형태의 관찰예능들도 생겨났는데, 바로 사람간의 감정이 오가는 연애 예능이다. 과거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이 가상연애 프로그램이 큰 사랑을 받아왔지만, 결국 각자 갈 길을 가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느꼈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가 전파를 타는 세상이 왔다. 앞서 SBS ‘동상이몽2’, TV조선 ‘아내의 맛’은 결혼한 스타부부들의 생활을 조명해 수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사람 사는 모습에 공감하면서도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니즈가 반영된 결과다. ‘동상이몽2’에서는 진태현-박시은 부부가 입양한 딸을 공개하는 등 진솔한 이야기로 축하 받았다. 나아가 MBN ‘모던 패밀리’는 신혼부부 뿐 아니라 결혼생활을 마친 졸혼 부부까지 조명하며 다양한 구성원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2(이하 우다사2)’는 한차례 사랑의 아픔을 겪은 출연진들의 이야기 다루며 출연진들의 꽃길을 기대케 한다. 시즌2에 출연 중인 정수연은 “1초의 고민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종영한 TV조선 ‘연애의 맛’, tvN ‘선다방’, 엠넷 ‘썸바디2’를 비롯해 방영을 앞둔 채널A ‘하트시그널3’까지, 스타나 일반인 출연자들이 나와 첫만남부터 연애 여부까지 모두 등장하는 연애 예능도 한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출연자들은 진정성으로 임했고, 이에 시청자들도 몰입해서 응원하고 지지했다. 커플마다 팬덤이 형성될 정도였고, 실제 연애 또는 결혼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썸바디2’ 나대한‘, ’하트시그널2‘ 김현우’를 비롯해 방영이 채 되지 않은 ‘하트시그널3’ 출연진까지,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이에 MBC는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스타커플의 리얼 연애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다. 지난 9일 첫방송한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는 실제 연예인 커플들의 리얼한 러브 스토리와 일상을 담겠다는 포부다. 최송현-이재한, 이원일-김유진, 지숙-이두희 등 공개열애 중이지만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스타커플들을 섭외해 큰 관심을 받았다. 이들 역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감정을 표현하며 부러움을 사기도. 여기에 원더걸스 출신 혜림이 7년간 열애중인 태권도 선수 신민철과 합류할 소식이 전해지며 화제를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결혼을 한 사이도 아니고 연애 단계기에 동반출연이 부담될수 있다. 그만큼 신뢰가 두터운 커플들이 출연한 것으로 안다. 공개 연애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며 “시청자들 역시 ‘진짜’라는 점에서 더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예능이다보니 전혀 상황설정이 없을순 없겠지만 점점 더 최대한 리얼로 가려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이어서 한 PD는 “진짜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예능에도 그대로 스며들고 있다”며 “다만 과거에는 사실 리얼 예능을 표방하면서도 결국은 어쩔 수 없이 방송일수밖에 없기도 했다. 그게 리얼 예능의 한계로 꼽혀왔는데, 점점 시청자들의 눈도 정확해지고 있고, 방송사도 더욱 진짜 리얼 예능으로 향하기 위해 갈수록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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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조선, SBS,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