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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세계적인 재난 상황 속에서 모두가 지치고 예민한 시기, 할리우드 스타들의 사회적 참여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돕는가 하면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며 날 선 비판도 숨기지 않고 있다.

최근 배우 마크 블럼, 앤드루 잭, 가수 조 디피 등 원로 배우, 뮤지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자 미국은 큰 슬픔에 빠졌다. 뿐만 아니라 톰 행크스부터 등 유명 글로벌 스타들의 확진 소식이 전해지자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그간 국제 난민 구호 활동부터 환경, 교육 문제 개선에 앞장서왔던 할리우드 스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더욱 빛나고 있다. 명성으로 얻은 수익금을 거액의 기부금으로 쾌척하고, 캠페인을 벌이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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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약자 지원→코로나 백신 개발에 ‘통 큰 기부’

미국 유명 연예인들이 통 큰 기부에서 더 나아가 백신 개발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 도움까지 나서고 있다. 팝스타 마돈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직접 가입하고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 재단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백신개발연구소 7곳에 자금은 지원하기로 했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미국 어린이들을 위한 비영리단체 ‘노 키드 헝그리’ 재단에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원)를 기부했다.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코로나19 극복에 힘쓰는 의료진을 위해 100만 달러를 내놨다.

엘튼존 에이즈재단을 운영 중인 엘튼 존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00만 달러 규모의 비상기금을 조성했다. 이 재단은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과 후천 면역 결핍 증후군으로 인한 사망과 차별을 없애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앞서 엘튼 존은 3월 29일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해 1000만 달러(약 123억원) 이상의 코로나19 기부금을 모은 바 있다.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쳐온 오프라 윈프리도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미국인들을 돕기 위해 무려 1000만 달러를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900만 달러는 코로나19 구호 활동에, 나머지 100만 달러는 저소득층에 음식을 제공하는 ‘아메리카 푸드 펀드(AFF)’에 써달라고 전했다.

개성과 재능을 살린 기부도 엿보인다. 코로나19 대응 기금 마련을 위해 엘튼 존, 머라이어 캐리, 레이디 가가 등 팝스타들이 각자 자택에서 개최한 라이브 공연인 일명 ‘아이하트 리빙룸 콘서트 포 아메리카’에 100억원에 가까운 후원금이 모였다. 또한 레이디가가는 세계적 자선단체 ‘글로벌 시티즌’과 함께 오는 18일 온라인 콘서트 ‘원 월드 : 투게더 앳 홈’을 연다. 현재까지 후원금이 400억 원 넘게 모였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응 사업에 전달하기로 했다.

마일리 사이러스는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맥(MAC)과 콜라보레이션한 ‘비바 글램 캠페인’을 통해 창출한 수익 1000만 달러를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전 세계 250여 개 지역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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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y-At-Home” SNS 통한 선한 영향력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은 SNS에 코믹 댄스를 공개했다. ‘스테이앳홈 댄스(#StayAtHome Danc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코믹한 댄스 영상을 게재하며 코로나19로 지친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희망의 목소리를 전하는 스타들도 있다. 최근 배우 갤 가돗을 시작으로 지미 팰런, 윌 페럴, 나탈리 포트먼, 에이미 아담스, 노라 존스 등은 존 레논의 ‘이매진’을 부르는 SNS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집에 머무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도 앞장서고 있다. 배우 세바스찬 스탠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손씻기 영상을 게재하고, 톰 홀랜드는 퍼즐을 즐기고 운동을 하는 등 자가격리 중인 근황을 전하며 “함께하자”고 독려했다. 샤론 스톤 역시 자가 격리 중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알렸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스타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공개, 팬들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자신의 경험을 알리는 동시에 전염을 예방하는 데 자신들의 명성을 사용하며 공익에 앞장서고 있는 것. 할리우드 배우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톰 행크스, 리타 윌슨 부부는 완치 판정을 받은 뒤 “우리를 잘 돌봐준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전해 훈훈함을 안겼다. 이드리스 엘바와 대니얼 대 킴도 병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가이드라인을 지켜줄 것을 강조했다.

인종차별과 같은 잘못된 행동과 미국 정부의 안일한 대처들에 대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며 중국 책임론을 거론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동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으로 동양인 배우로는 처음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대니얼 대 킴은 자신이 중국이 아닌 미국 뉴욕에서 감염된 것이라고 알리며 “아시아인을 향한 편견과 무분별한 폭력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존 조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바이러스를 두고 인종차별하는 미국인들은 그렇게 죽을 것이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인종차별에 대해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베트남계 미국인 배우 라나 콘도르는 “당신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동이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불러일으킬 파장을 모를 것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팝가수 핑크는 자신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털어놓음과 함께 코로나19 대응에 안일한 미국 정부의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정부가 더 광범위하게 코로나19의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절대적인 비극이자 실패다”라며 “우리의 아이들과 가족, 친구,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검사를 지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각 스타 SNS